언론보도
언론에 보도된 한국해비타트의 소식을 소개합니다.[문화일보]리더십의 핵심은 겸손… 평생 망치 들 것
- 작성일2008/07/01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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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올림픽 자원봉사 조나던 렉포드… 해비타트 총재로 訪韓
20년전 한국 민주주의의 역동성에 매료돼 서울올림픽조직위원회에서 자원봉사활동을 하며 국가대표 조정팀 코치로 일했던 미국 청년 조나던 렉포드(45)가 미국의 대표적인 자선단체로 꼽히는 국제해비타트 총재가 되어 28일 한국을 방문했다.
머리숱도 성글어지고, 흰 머리도 간간이 눈에 띄는 중년의 나이에 서울을 다시 찾은 렉포드 총재는 이날 서울 중구 신당동 한국해비타트 본부에서 열린 인터뷰에서 “서울에서 보낸 일년은 내 생애 아주 특별한 시기였다”며 “한국에서의 체험이 나를 해비타트 총재로 이끈 힘이 됐다”고 말했다.
노스캐롤라이나 출신인 렉포드 총재는 노스캐롤라이나대 졸업 후 1984년부터 86년까지 뉴욕 월가에서 골드먼 삭스 재무분석가로 일하다 미래지도자 양성 프로그램인 헨리 루스 재단 장학생으로 선발, 86년부터 1년간 서울올림픽 조직위에서 일했다. 당시 수많은 아시아국 중 한국을 선택한 이유와 관련, 렉포드 총재는 “한국 전쟁의 폐허 속에서 경제를 성장시키고 민주주의를 발전시킨 한국을 경이롭게 생각했기 때문”이라면서 “이번 방문에서는 국제 해비타트운동의 중요한 기여국가로 떠오른 한국 각지부의 활동은 물론 서울올림픽 후 20년간 급성장한 한국의 진면목을 체험하고 싶다”고 말했다.
렉포드 총재는 1년간의 서울 체험 후 미국으로 돌아가 스탠퍼드대 경영대학원 졸업 후 세계적인 호텔체인인 메리어트 그룹의 전략경영실장을 비롯, 월트 디즈니그룹 경영담당 간부, 전자제품 체인인 서킷시티 스토어 부사장, 뮤직랜드 스토어 체인 사장 등으로 일하다 2005년 국제해비타트 총재에 선출됐다.
당시 그는 “비영리기구의 최고경영책임자(CEO)로 변신한 비즈니스 리더”로 화제를 모았는데 전환의 이유에 대해 물었더니 “비즈니스 분야에서 일하면서 늘 가치로운 일을 하며 살고 싶다는 욕구를 갖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비즈니스는 늘 명확한 목표를 세운 뒤 달성을 위해 모든 에너지를 투입하는데, 해비타트는 ‘집없는 이들에게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안식처를 마련해준다’는 미션이 내 적성에 맞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멋진 차, 커다란 집이 삶의 모든 것을 해결해 주는 것은 아니다”면서 “해비타트에서의 활동은 물질적 성취보다 큰 기쁨을 준다”고 말했다.
그는 수십년간 해비타트 자원봉사자로 활동해온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을 따라 배워야할 ‘롤 모델’로 생각한다. 그는 이날 인터뷰에서 “2005년 8월 해비타트로 올 때 최종 면접자가 바로 카터 전 대통령”이라면서 “그는 해비타트의 명예 회장으로 활동하며 서번트(servant) 리더십의 전형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렉포드 총재에 따르면 서번트 리더십의 핵심은 ‘겸손’인데 고령에도 불구하고 매년 망치를 쥐고 수많은 자원봉사자들과 더불어 활동하는 카터 전 대통령은 그 전형을 보여줬다는 것이다.
카터 전 대통령의 서번트 리더십을 실천하는 렉포드 총재 덕분에 해비타트 운동은 매년 급성장하고 있다. 국제해비타트는 1976년 설립 후 30년간 90개국에서 20만채 이상의 가옥을 지었는데 렉포드 총재 부임 후 가옥 건립수는 급증했다. 2006년엔 2만5000채, 지난해엔 5만채를 공급했다. 해비타트운동이 렉포드 총재의 서번트 리더십에 힘입어 급성장하는 것 아니냐고 물었더니 그는 “전 세계 각국의 지역사회에서 일하는 자원봉사자와 헌신적인 지역리더 덕분”이라며 겸손한 자세를 보였다.
인터뷰를 마치며 “30대 후반의 나이에 제2의 삶을 시작했는데 이제 또 다른 전환을 준비하고 있는 것 아니냐”고 물었더니 그는 이렇게 답했다.
“비즈니스 쪽에서 일할 때엔 한 직장에서 성취를 거둔 뒤 늘 또 다른 곳으로의 전직을 꿈꿨는 데 이젠 아니다. 전세계에 살만한 집을 갖지 못한 사람들이 없어질 때까지 나는 해비타트에서 망치를 들고 집만드는 일을 계속하고 싶다.” 렉포드 총재는 중국 쓰촨(四川)성 지진현장 방문 뒤 28일 한국을 방문, 29일 한국해비타트 본부 인사들과 회동을 연 뒤 천안 아산지역의 집짓기 자원봉사현장을 둘러봤고 30일 일본으로 출국했다.
이미숙기자 musel@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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