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보도
언론에 보도된 한국해비타트의 소식을 소개합니다.[조선일보]한층 한층… 사랑을 올립니다
- 작성일2007/08/16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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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란노 아버지학교’수료 29 가정, 사랑의 집짓기 봉사
벽돌 나르고 합판으로 지붕 덮고…
“망치질은 이렇게” 아들과 구슬땀
가족간 없던 정도 새록새록 돋아나
“땅 땅 땅 땅” “여기 합판 한 장 더 주세요.” “망치는 그렇게 쥐는 게 아니지. 손잡이 끝을 잡아야 제대로 힘이 전달되잖아.”
14일 오전 강원도 춘천시 신북읍의 한 공사 현장. 콘크리트와 벽돌로 골조를 올린 2층집에 합판으로 지붕을 덮는 작업이 한창이었다. 10대 후반에서 50대까지 골고루 포함된 인부들의 손놀림은 어딘가 모르게 서툴렀고, 작업 진도도 빠르지 않았다. 그렇지만 열기는 뜨거웠다. 이날 공사현장에 투입된 인부들은 ‘두란노 아버지학교’(운동본부장 김성묵 장로)를 수료한 아버지들과 가족 등 29가정의 66명이었다.
이날 현장은 ‘건강한 가정회복 운동’을 펼치는 ‘두란노 아버지학교’와 집 없는 가정에 집을 지어 선물하는 한국해비타트가 지난 5월 제휴 협약을 맺은 후 처음으로 가진 공동행사 ‘아빠와 함께하는 사랑의 집 짓기’였다. 14일부터 17일까지 나흘간 2차로 나눠 모두 100여명이 참가해 8세대가 입주할 집 두 채의 마무리 공사를 돕고 있다. 지금 짓고 있는 집은 10월말 완공 예정이다.
▲ ‘두란노 아버지학교’를 수료한 가장(家長)들과 가족들이‘사랑의 집 짓기’현장에서 작업 중에 환하게 웃고 있다. /두란노아버지학교 제공
‘아버지가 바로 서야 가정이 바로 서고, 가정이 바로 서야 나라가 바로 선다’는 취지로 지난 1995년 두란노서원(원장 하용조 온누리교회 목사)이 개설한 ‘아버지학교’는 매주 토요일 오후 5시간씩 4~5주 동안 ‘아버지 노릇 제대로 하기’를 가르치는 과정이다. 관공서와 기업체, 교도소, 군부대에서도 열려 지금까지 11만명이 넘는 수료생을 배출했다.
이번 사랑의 집 짓기 행사는 ‘아버지학교’를 통해 건강한 가정 만들기라는 소프트웨어를 충전한 가장과 가족들이 집 없는 이웃을 위해 주택이라는 ‘하드웨어’를 선물하자는 취지로 이뤄졌다. 현역 목사, 회사원, 자영업자 등 가장과 가족들은 이날 합판으로 지붕을 올리고 방수공사를 했다. 초등학생들은 고사리손으로 벽돌을 나르고, 공사 현장 곳곳에 떨어진 못을 주워담았고 어머니들도 석고보드 나르기 등에 구슬땀을 흘렸다. 입주할 가정의 가족들도 현장에서 함께 작업했다. 오전 10시부터 시작한 작업은 중간 10분 휴식만 하고 점심시간까지 이어졌고, 비와 땀으로 속옷까지 흠뻑 적신 참가자들은 콩나물국에 고사리무침, 오징어볶음 등으로 마련된 점심을 뚝딱 해치웠다. 오후 작업은 빗줄기가 굵어진 가운데 진행됐다. 지붕에 방수천을 씌우는 작업이라 비가 온다고 멈출 수도 없었다.
▲ 아버지들과 자녀들이 함께지붕을 씌우는 작업을 하고있다. /춘천=김한수 기자
공사현장에선 아버지에게 묻고 자녀에게 작업요령을 알려주는 대화가 끊이지 않았다. 고등학생 아들과 함께 참가한 양용식(46·자영업)씨는 “아버지학교를 수료한 후 급하던 성격도 차분해지고 가족과의 대화도 더 풍부해져 아내와 아들 딸이 좋아했다”며 “아들과 함께 땀 흘려 작업할 수 있는 기회라 자원했다”고 말했다. 아들 양휴선 군은 “처음 해보는 망치질이 힘들지만 아빠랑 함께 일하는 것도 좋고, 이웃들에게 집을 마련해주는 일을 거든다고 생각하니 뿌듯하다”고 말했다.
이들의 도움으로 집을 갖게 될 가장들도 ‘아버지학교’에 참가하기로 했다. 이선용(39)씨는 “평소에도 아버지학교 이야기는 자주 들었지만 직접 참가하지는 못했었다”며 “이번에 입주할 가정의 아버지 8명이 18일부터 춘천의 한 교회에서 열리는 아버지학교에 참가하기로 뜻을 모았다”고 말했다.
김한수 기자 (춘천) hansu@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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