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보도
언론에 보도된 한국해비타트의 소식을 소개합니다.[더나은미래] [기부 그 후] 우리집이 달라졌어요
- 작성일2016/08/08 11:09
- 조회 7,792
2016. 8. 6.
[기부 그 후] 우리집이 달라졌어요
“우리 집엔 쥐도 있고 뱀도 나와요.
매일 밤 무서워서 잠을 잘 수가 없었어요.”
#1. 언희네 집 이야기
10살 소녀, 언희는 밤이 되면 이불 속에 숨어버립니다. 언희가 살던 집은 난방도 안 되고, 곰팡이가 가득했습니다. 쥐도 살고 종종 뱀도 나오곤 했죠. 비가 많이 내리는 여름날엔 집이 무너지진 않을까 무서웠습니다. 대문도 없어, 도둑 걱정에 밤잠을 설치기도 했죠.
공사 전 언희네 집 뒤편(위), 곰팡이가 핀 집 내부 모습(아래)
언희 엄마의 고향은 필리핀입니다. 오빠는 정신지체장애 1급이고요. 한때는 오빠가 부끄럽기도 했지만, 이젠 도와줘야겠다고 말하는 철든 동생입니다. 언희의 꿈은 건축가래요. “우리집과 비슷한 곳에서 살고 있는 친구들에게 튼튼한 집을 지어주고 싶거든요.” 언희네 이야기를 들은 해비타트는 해피빈에서 새로운 보금자리를 선물하는 프로젝트를 시작했습니다. 해비타트는 언희와 같이 열악한 주거환경에 있는 무주택 서민들에게 집을 지어주고, 고쳐주는 비영리단체입니다.
언희의 그림일기 속 옛날 집, 마당을 기어다니는 뱀과 쥐가 눈에 띕니다.
2016년 3월부터 두 달만에 해피빈을 통해 1500만원을 모았습니다. 기부자분들의 소중한 기금 덕분에 언희네 가족에게는 안락한 새 집이 생겼습니다. 언희를 처음 만났을 땐, 사람들을 낯설어 하고 눈도 마주치지 않았습니다. 잘 웃지도 않았죠. 항상 머리로 얼굴을 가리고 다녔습니다. 그런데 집이 바뀌고 나서 언희도 변했습니다. 눈도 잘 마주치지 않던 아이가 먼저 달려가 인사를 한다고 해요. 이제, 언희네 집에 어둠이 사라지고 있답니다.
새로 지어진 언희네 집(위)과 깔끔해진 욕실(아래)
집을 고친 후 가족 모두가 밝게 변한 언희네
#2. 한별이네 집 이야기
한별이는 1평짜리 단칸방에 살았습니다. 벽에는 새까만 곰팡이가 가득하고, 방바닥은 움푹 꺼졌으며, 창문도 군데군데 깨져있었습니다. 보금자리였던 집은 흙으로 지어져, 무너지기 직전이었습니다. 길거리에서 주워온 냉장고는 생필품 보관소였습니다. 가게 구석에 마련된 방이라, 주방이나 화장실도 따로 없었습니다. 인근 공용화장실에서 경비원의 눈치를 보며 씻고, 설거지, 음식 준비까지 했습니다. 한별이는 자기 방 하나 없는 좁은 곳에서 잠을 자면서도, 편찮으신 엄마걱정에 힘들다고 투정 한 번 부리지 않는 아이였습니다.
한별이네가 살던 1평짜리 상가 내부 단칸방(위), 바닥이 꺼지고 곰팡이가 심하게 핀 방 내부(아래)
버려진 냉장고에 생필품을 보관하던 한별이네
해비타트는 2015년 8월부터 10월까지 한별이네 집을 고쳐줬습니다. 깨끗한 욕실이 만들어졌고, 엄마에겐 안락한 주방이 생겼습니다. 버려진 가게용 냉장고에 생필품을 수납할 일도 없어졌습니다. 그림 그리기를 좋아해 만화가를 꿈꾸는 사춘기 소녀 한별이에겐 혼자만의 방도 생겼습니다.
이들에게 찾아온 변화는 단순히 새집만이 아닙니다. 주거공간이 변하자, 가족 구성원들도 변하기 시작했습니다. 한별이 어머님은 심한 우울증으로 약을 먹어야 할 정도였습니다. 다른 사람과 긴 대화를 나누기도 어려웠습니다. 그런데 집이 바뀌고 나서는, 굉장히 부드러워지셨다고 해요. 친구들에게 집을 보여주기 창피했던 한별이도 친구들을 집에 초대해 생일파티를 열고 싶다는 꿈을 갖게 됐습니다.
한별이에게 생긴 혼자만의 방(위), 집이 고쳐진 뒤 몰라보게 밝아진 한별이네 가족(아래)
#3. 성균이네 집 이야기
성균이네 집은 곰팡이 냄새로 가득 차있었습니다. 지은지 40년이 훨씬 지난 집의 천장은 무너져 내렸고, 밤이면 쥐가 천장을 뛰어다녔습니다. 재래식 화장실에서는 온수가 나오지 않아, 성균이 엄마는 겨울이면 찬물에 성균이를 씻기느라 손이 꽁꽁 얼었습니다.
성균이네 집의 깨진 창문과 찢어진 벽지(위)과 지붕을 새로 얹고 깨끗해진 성균이네 집(아래)
해비타트는 2015년 11월부터 2016년 4월까지 성균이네 집을 고쳐주었습니다. 성균이네는 무너진 지붕부터 고쳤습니다. 벽지를 모두 도배하고, 깨진 창문도 새것으로 교체했습니다. 이제 화장실에서도 온수도 잘 나온다고 해요.
성균이는 발달장애를 앓고 있어 말을 전혀 할 수 없었습니다. 감정표현도 거의 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집이 완성되고 해비타트 홍보대사 이천희씨가 가구를 전달해주려 만난 날에 다시 만난 성균이는 매우 밝아졌습니다. 새로 받은 침대 위에서 방방 뛸 정도로요. 예전엔 집이 가기 싫고, 무서운 공간이었다면 이젠 오랜 시간 머물고 싶은 곳이 됐습니다. 가족이 함께하는 시간이 늘면서, 한층 관계도 회복됐어요.
후원자들을 향한 한별이의 감사편지
한국해비타트는 네이버 해피빈을 통해 언희, 한별이, 성균이네를 위한 모금캠페인을 열었습니다. 언희네는 1500만원, 한별이와 성균이네는 990만원. 세 가족 모두 기부 목표금액을 달성했습니다. 6867명의 기부자들께서 작게는 100원, 많게는 몇 만원까지 십시일반 마음을 모았습니다. 언희, 한별이, 성균이를 위한 응원의 메시지도 함께 있었습니다.
이 작은 돈이 집을 짓는데 큰 도움이 될까요? 사실 새 집을 짓고, 헌 집을 고치는 일은 돈이 많이 드는 일입니다. ‘티끌 모아 태산’이라는 속담이 있지요? 7000명에 달하는 분들이 모이자, 100원이 어느새 1000만원이 됐습니다. 기부금은 언희네, 한별이네, 성균이네의 주거환경을 개선하고 살림살이 등을 지원하는 데에 전액 사용됐습니다. 한별이는 “꿈이 아닌게 다행이다”며 감사의 편지를 보냈습니다.
집고치기는 단순히 물리적인 집을 고치는 것이 아닙니다.
가족의 삶이 총체적으로 개선될 수 있는 일종의 치유 작업입니다.
새 집 앞에 선 언희네 가족
(사)한국해비타트는?
‘집’은 가난의 고리를 끊을 수 있는 근본적인 해결책이자 한 가족을 위한 따뜻한 보금자리입니다. 해비타트(Habitat for Humanity)의 비전은 ‘모든 사람에게 안락한 집이 있는 세상’이라는 비전을 가지고 1976년 미국에서 시작한 비영리국제단체입니다. 전 세계 70여 국가에서 활동하고 있는 해비타트는 2015년까지 180만 채 이상의 집을 세웠으며 약 680만여 명의 사람들이 새로운 집에서 희망을 꿈꿀 수 있도록 도왔습니다.
글/한동희 더나은미래 청년기자 www.betterfuture.kr
사진·자료/한국해비타트 www.habita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