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보도
언론에 보도된 한국해비타트의 소식을 소개합니다.[이코노믹리뷰] [아하경제212호] 희망을 그려요
- 작성일2014/10/10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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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10. 8.
[아하경제 212호]희망을 그려요 벽화 그리기 봉사활동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에는 재미있는 이름의 동네가 하나 있습니다. 높고 좁은 오르막길을 따라 한참을 올라가면 작은 동네가 하나 나오는데 바로 ‘개미마을’입니다. 산 밑에 아슬아슬하게 자리 잡은 집들 담벼락에 아름답게 수놓은 벽화를 보기 위해 많은 사람이 개미마을을 찾습니다. 개미마을은 한국전쟁 이후 집 없는 사람들이 천막을 치고 살기 시작했는데 시간이 지나며 무허가 판잣집으로 변해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습니다.
몇 번의 철거 시도에도 꿋꿋이 산 밑의 생활을 이어 왔던 개미마을 사람들과 슬레이트로 지붕을 덮고 벽돌을 쌓아 만든 것이 다였던 가난한 마을에 기적과 같은 일이 일어났습니다. 미술을 전공한 대학생들이 저마다 붓을 쥐고 담벼락, 지붕, 계단 등에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것이었습니다. 단 이틀 만에 허물어지고 금이 가고 아이들의 낙서가 가득했던 벽면에 아름다운 그림들이 가득 차게 되었습니다. 마을에는 이 아름다운 풍경을 보기 위해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고 마을 사람들 얼굴에도 다시금 생기가 돌기 시작했습니다.
골칫거리 판자촌이 구를 대표하는 관광 명소가 된 것입니다. 벽화를 통해 새롭게 태어난 마을은 개미마을뿐만이 아닙니다. 재개발로 철거 예정 지역이었던 통영의 동피랑 마을은 일제 강점기, 통영항과 중앙시장에서 인부로 일하던 하층민들이 자리를 잡으며 만들어졌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아름다운 벽화 덕분에 한국의 ‘몽마르트르 언덕’이라는 별명을 가지게 되었죠. 덕분에 마을의 경제도 다시 활기를 띠게 되었습니다. 가난에 허덕였던 마을 사람들은 공동으로 기념품 판매장을 운영해 얻은 수익을 나누기도 하고, 꿀빵이나 간단한 음료를 파는 작은 가게를 창업해 돈을 벌 수 있게 되었습니다. 벽화 그리기 봉사활동은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재능 기부라는 점에서 다른 사회공헌활동들과 비슷한 점이 많습니다. 하지만 벽화 그리기 활동이 진짜 특별한 이유는 따로 있습니다. 모두들 ‘사랑의 집짓기’ 라고 하는 ‘해비타트’ 운동 기사를 통해 집의 소중함을 잘 알고 있을 겁니다. 환경은 사람이 살아가는데 많은 영향을 미칩니다.
그런 의미에서 벽화 그리기 봉사활동은 환경에 변화를 가져와 세상으로 한 걸음, 한 걸음 내디딜 수 있도록 용기를 북돋고 스스로 자립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지요. 특히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많은 기업이나 단체가 앞장서 벽화 그리기 봉사활동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가끔 생각하지 못했던 작은 도움이 큰 기적으로 돌아오기도 합니다. 작은 붓으로 갈라지고 깨진 잿빛 담벽에 아름다운 꽃을 피웠듯, 작은 도움으로 누군가의 인생에 알차고 탐스러운 열매의 밑거름이 되는 것, 그것이 바로 진정한 의미의 나눔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아하경제 편집국 aha_editor@econovil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