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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식 해비타트가 전하는 희망의 이야기

    언론보도

    언론에 보도된 한국해비타트의 소식을 소개합니다.
    [국민일보] 매주 하루 집짓기 봉사 8년째
    • 작성일2014/03/04 17:19
    • 조회 8,2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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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3. 2. 17. 
     
    [돕는 기쁨-Helper’s High] 매주 하루 집짓기 봉사 8년째

    (전재국 목사가 지난달 23일 경기도 수원 해비타트 건축현장에서 자원봉사를 하고 있다. (수원=이영환 인턴기자))

     

     

    해비타트 자원봉사 전재국 천우교회 목사

     “해비타트에서 봉사하면서 하나님나라가 무엇인지 분명해 깨달았어요.”

    이렇게 고백하는 서울 양천구 천우교회 전재국 목사를 만난 곳은 지난달 23일 경기도 수원의 해비타트 건축현장이었다. 깡마른 체구는 작업복으로, 백발이 성성한 머리는 안전모로 가리고 열심히 공사장을 오가고 있었다. 그는 매주 목요일 이곳을 찾아 건축을 돕는 자원봉사를 하고 있다. 2007년부터 매주 하루씩 해비타트 현장에서 일한다.


    -아니, 목회하기도 바쁘실 텐데 쉬는 날에도 이렇게 일하시는 건가요
    .

    “휴식을 창조적으로 하는 셈이죠. 우리 목사들은 늘 머리를 쓰니까, 어디에 간들 머리를 안 쓰겠어요. 여기 오면 머릴 안 써요. 몸이 움직이고 머리가 쉬죠. 창조적이고 생산적인 휴식이죠.”


    -이왕이면 머리도 쉬고 몸도 쉬면 좋잖아요.

    “그게 안 돼요. 수면제 먹고 잠을 자면 혹시 가능할지 몰라도, 그렇게 안 돼요. 끊임없이 뭔가 생각해야 하니까.”



    전 목사가 해비타트를 만난 것은 2001년이었다. 자원봉사할 곳을 찾다 임진각 건너 경기도 파주에서 열린 건축 현장을 갔다.

    “그땐 실망을 많이 했어요. 서로 손발이 안 맞아서 일도 잘 안 되고, 내가 생각했던 봉사와는 좀 다른 것 같았어요.”


    자세히 밝히진 않았지만, 그는 봉사할 곳을 찾아 여러 곳을 들렀다가 다시 해비타트에 왔다.

    “2005년에 다시 천안의 해비타트 현장에 갔는데 그땐 아주 즐겁게 일했어요. 그러다 2007년부터는 매주 찾아오게 됐죠.”


    -어떤 일부터 했나요.

    “내가 비록 목수였던 예수님의 제자이지만, 목사인데 집 짓는 재능이 뭐가 있겠어요. 별거 다 했어요. 청소하시오 하면 청소하고 못 펴 오시오 하면 못 펴고. 어디 귀한 봉사가 있고 천한 봉사가 있는 게 아니잖아요. 시키는 대로 하니까 평안해요.”


    -매주 하다 보면 피곤해서 오기 싫을 때도 있으실 텐데.

    “아뇨. 이거 안 하면 소화가 안 되는 걸요. 여기 와야 기분이 좋아요. 사실 쉬는 게 뭐 특별한가요. 이건 진짜 쉬는 거죠. 사람들과 대화도 하고.”


    여기까지 인터뷰를 할 때에도 전 목사는 그저 자원봉사하는 걸 즐거워하는 괴짜 목사처럼 보였다. 사실 그에게는 해비타트를 찾기까지 말하지 못할 고통이 있었다.

    1987년 서울의 한 신시가지 상가건물에 교회를 개척했다. 당장 월세 낼 돈도 없이 시작했지만, 교회는 쑥쑥 성장했다. 목사인 자신의 믿음이 좋아 그렇게 발전하는 줄로만 생각했다. 지역의 어려운 청소년들을 찾아가 매달 후원도 했다. 교회가 커지면서 후원을 받는 청소년들도 늘어났다. “우리 교회는 정말 잘하는 교회다!” 스스로도 감탄했다. 10여년 전부터 상황이 달라졌다. 주변에 큰 교회가 들어서면서 교인들이 빠져나갔다. 교회학교 아이들도 친구 따라 다른 교회로 갔다. 교회 살림을 줄이고, 청소년을 후원하는 일도 줄이고 줄이다 결국 중단했다
    .

    “고민이 왔어요. 야, 내가 이제 어떻게 해야 하나. 교인들에게 늘 선을 행하라고 설교하는데 나는 무엇으로 선을 행하나.”


    돈이 없으면 말씀을 실천하는 것도 불가능한 것만 같았다. 그렇다고 빚을 내서 남을 돕는 것은 남은 성도들에게 미안한 일이었다. 물 위를 걷는 베드로의 심정 같았다. 언제 두려움이 나를 삼켜 물에 빠질지 모를 일이었다. 이전까지 좋다고 생각했던 믿음, 그것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전 목사는 “내가 목사로 설교만 하면 뭐하나 내가 먼저 예수 믿는 삶을 살아 모범이 되고 내 삶이 돼야 내가 누군가를 가르치고 설교할 수 있지 않겠나. 그게 내가 봉사를 하게 된 동기가 되었다”고 말했다.

    “그때 찾아낸 것이 해비타트예요. 여기선 몸만 가지고 오면 봉사할 수 있으니까요.”


    여기 와서 집을 짓고 있으면 아무 생각이 없어지고 머리가 쉴 수 있다는 그의 고백은 어쩌면 그런 걱정을 잊을 수 있는 곳을 찾았다는 안도의 한숨이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전 목사는 천생 목사였다. 집 짓는 일을 하면서도 말씀을 생각했다.

    “성경에서 하나님나라를 집 짓는 것에 많이 비유하거든요. 해비타트에서 깨달았어요. 예수님은 모퉁이돌이고 그리스도인들은 거기 연결된 벽돌이에요. 봉사에 참여하는 사람은 그 빌딩에 들어가지만, 밖에 있는 사람은 안 들어가요. 하나님이 보시기에 믿음의 빌딩 짓는데 참여하지 않고 나 잘 먹고 잘 사는 사람이 과연 이 집에 들어올 자격이 있느냐. 나는 정말 이렇게 집을 짓듯이 하나님나라에 동참해야겠구나. 아니, 이렇게 해비타트에서 봉사하는 것 자체가 제 삶의 목회가 되었어요.”



    전 목사는 “사람들은 뭔가 가져야 봉사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건 틀린 말”이라며 “건강한 몸만 있으면 봉사할 수 있어요. 해비타트가 바로 그런 곳이죠”라고 강조했다.

    “아무 재주 없어도 와서 다 가르쳐 줘요. 저는 여기서 배운 재주로 우리 집 수리도 해요. 얼마나 감사한지 몰라요.”


    전 목사는 “수없이 많은 봉사가 있지만, 내가 경험해 본 바로는 해비타트가 제일 좋다”며 엄지손가락을 내밀었다.

    “봉사는 예수님을 닮는 거예요. 예수님을 믿는다면 우리 삶에 변화가 있어야 해요. 봉사가 바로 그 열매가 될 수 있어요.”


    전 목사는 나눔과 섬김을 통해 하나님나라를 경험할 수 있다고 했다.

    “사람이 떡으로만 사는 게 아니라 말씀으로 산다는 걸 배워요. 그걸 모르는 사람 많을 거예요. 돈 없어도 하나님 말씀 의지하면서 나눔과 섬김을 실천하면 하나님께서 책임져 주신다는 것을 체험합니다. 그러니 더 믿음으로 살려고 애를 쓰게 됩니다. ”


     

     

    김지방 기자 fatty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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