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보도
언론에 보도된 한국해비타트의 소식을 소개합니다.[문화일보]새집의 기적…“한 몸 누일곳 지어 무너진 마음까지 일으켜 세우죠”
- 작성일2012/01/04 16:43
- 조회 19,880
5만여 봉사자 ‘희망의 집짓기’ 한국 해비타트 본부
▲ 한국해비타트 서울지회 김재홍 간사, 후원기업 린나이의 강태윤 대리, 홍원표 일러스트레이터, 서울고 해비타트 동아리 회장을 지낸 최린 학생, 해비타트 본부의 이정현 소장(왼쪽부터)이 서울 중구 신당동 한국해비타트 본부에서 ‘희망의 집짓기’에 대한 의견을 주고받고 있다.
2001년 8월5일, 충남 아산엔 파란 눈의 ‘귀한 손님’ 이 작업복 차림에 망치를 들고 나타났다. 다름 아닌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이었다. 국제 해비타트에서 펼치는 ‘사랑의 집짓기’ 운동의 일환인 ‘지미 카터 특별건축사업(JCWP)’을 해온 카터 전 대통령이 이날 아산을 방문해 사랑의 집짓기 활동을 벌인 것이다. 카터 대통령이 구슬땀을 흘리며 집 짓는 모습은 방송과 신문 등 언론을 통해 집중 조명됐다. 이때부터 한국 해비타트 운동은 활발하게 진행되기 시작했다.
지금은 연간 5만여명이 해비타트 운동에 참여하고 있으며, 매년 1000여명의 자원봉사자들이 해외 집짓기에도 동참하고 있다. 2008년 1000번째 집을 지었고, 지난 2일엔 2000번째 집 헌정식을 갖는 등 ‘희망의 집짓기’로 사랑을 실천하고 있다. 해비타트는 주택의 신축·보수를 통해 무주택 서민의 주거문제를 해결해 주는 자원봉사운동 단체. 해비타트 운동은 건축에 필요한 자금, 자재나 기술, 재능 등을 기부하는 개인과 기업 등의 후원파트너, 건축이나 행사 현장 및 해비타트 사무실에서 작업에 참여하는 자원봉사 파트너, 협력을 통해 집을 갖게 되는 가정인 홈파트너 등이 참여하는 것이 특징이다.
지난 23일 서울 중구 신당동의 한국해비타트 본부에서 해비타트 운동에 적극 참여하고 있는 자원봉사자와 후원자들을 만났다. 해비타트 본부에서 직접 운영하는 경기 양평의 현장을 총괄하고 있는 이정현 소장, 집고치기 현장 담당자인 해비타트 서울지회 김재홍 간사, 재능기부자 홍원표 일러스트레이터, 후원기업 린나이의 강태윤 대리, 서울고 해비타트 동아리 회장을 지낸 자원봉사자 최린 학생 등 5명은 제각기 ‘희망의 집짓기’활동에 참가하게 된 계기는 다양했지만 모두들 봉사하면서 느낀 보람은 이루 형언할 수 없이 컸다.
지난 2003년 지방에서 봉사활동을 시작한 이정현 소장은 2005년부터 해비타트 본부에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지금까지 100가구 넘게 집짓기에 참여한 ‘집짓기 베테랑’이다. 이 소장에게 먼저 해비타트 활동을 하면서 얻은 보람을 물었다.
이 소장은 “자녀와 함께 집짓기 봉사활동에 참여한 부모들이 아이들하고 평소 나누지 못했던 얘기를 자연스레 하게 된다”며 “특히 집이 생김으로써 살아갈 희망을 찾았고 삶의 의욕이 생겼다는 말을 들었을 때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지난 2008년 기준으로 전국 1667만가구 가운데 10.5%인 175만가구가 욕실과 화장실이 없는 등 인간다운 삶을 살기 위한 주거 공간이 없다. 특히 지난해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난방시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저소득층 가정이 전체 가구의 18.2%나 된다. 이같은 현실을 감안하면, 이 소장의 말은 허투로 들리지 않는다. 어려운 점은 없느냐는 질문엔 “늘 어렵다”는 단답형 대답이 돌아왔다. 이윤을 창출하는 회사가 아니기 때문에 여유롭게 집을 짓지 못하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이 소장은 “자원 봉사자와 함께 일해서 좋긴 하지만, 아무래도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건축 공정이 늘어나는 단점도 있다”며 “하지만 항상 내 집을 짓는 것처럼 정성을 들여, 품질 좋은 집을 짓기 위해 고민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생활 폐품이나 폐지 등 쓰레기 더미에 묻혀 사는 할머니의 집을 고쳐 준 것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지금껏 300여 가구의 집고치기에 참여한 김재홍 간사의 말이다. 김 간사는 “서울 강서구 화곡동에서 살고 있던 할머니의 집에서 나온 쓰레기가 무려 트럭 3대 분이나 됐다”며 “도배와 장판을 새로 깔아 줬을 때 환하게 웃던 할머니의 모습을 지금도 잊지 못한다”고 말했다. 김 간사는 “집짓기나 리모델링 작업을 통해 어려운 이웃들이 살아가는 데 작은 힘이나마 준다고 생각하면 더할 나위 없는 보람을 느낀다”며 환하게 웃었다.
홍원표 일러스트레이터는 ‘굿네이버스’와 ‘한국어린이 백혈병재단’ 등에서 재능기부를 했고, 올해 초부터 해비타트에서 재능기부를 하고 있다. 그가 그린 그림은 엽서나 봉투, 티셔츠, 홈페이지 등에 적극 활용되고 있다. 홍씨는 “불우한 아이들이 제가 그린 귀여운 그림을 보고 한 번이라도 웃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재능 기부를 시작했다”며 “앞으로도 계속 재능기부를 이어갈 것이다”고 힘주어 말했다.
최린 학생이 해비타트와 인연을 맺은 것은 그가 느낀 ‘이상한 봉사활동’ 때문이었다. “중학교 때 봉사활동을 해야 하는데, 친구들이 지하철 도서관 등에서 시간 때우기 식의 봉사활동을 하는 거예요. 제 눈에는 참 ‘이상한 봉사’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아버지께 의미있는 봉사는 없느냐고 여쭤봤어요. 당시 건축 관련 회사에 다니던 아버지는 집짓기 봉사활동을 해보면 어떻겠느냐며 해비타트를 소개해 줬어요.” 이후 고교에 진학한 홍군은 아예 해비타트 동아리를 만들었다. 최군의 고교 때의 봉사 활동은 대학 진학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건축학과를 택한 것. 올해 서울시립대로부터 합격통지서를 받은 최군은 대학에 진학해서도 해비타트 동아리를 만들 생각이다.
강태윤 대리가 몸담고 있는 린나이는 2001년 처음으로 기름보일러 70대, 가스보일러 160대를 기부했다. 이후 2008년 11월 해비타트 1000번째 집짓기 행사에 참여하면서 본격적으로 후원에 나서기 시작했다. 강 대리는 “앞으로 적극적으로 해비타트 집짓기 운동에 참여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