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arch
후원하기 후원하기

소식 해비타트가 전하는 희망의 이야기

    언론보도

    언론에 보도된 한국해비타트의 소식을 소개합니다.
    [중앙일보]가난했던 세훈이의 꿈을 키워준 집 … 그가 자라 그런 집을
    • 작성일2011/01/14 09:37
    • 조회 18,757
    관련링크

    [중앙일보 심새롬.김태성]

    어릴 적 소년에겐 ‘집 없는 시절’이 있었다. 다섯 식구가 살던 달동네 언덕 끝 단칸 셋방. 그 곳을 벗어나 ‘우리 집’을 갖던 날, 소년은 처음으로 ‘희망’이 무엇인지 알게 됐다. 꿈을 키워 서울대 대학원에 진학한 소년은 2011년 새해를 맞아 필리핀으로 떠난다. 누군가의 새 꿈이 자라는 ‘우리 집’을 지어주기 위해서다.

     

     서울대 대학원에 재학 중인 윤세훈(28·농산업교육과 2학년·사진) 씨는 “집 없는 어려움과 집이 주는 희망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에 (봉사를) 꼭 떠나고 싶었다”고 했다. 그는 올해 서울대 ‘글로벌 봉사단’의 해비타트 선발대로 뽑혀 8일부터 열흘간 필리핀에서 집짓기 봉사를 할 예정이다. 약 2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선발된 해비타트 봉사자 25명 중 남자 최고령자다.

     

     윤씨는 서울 관악구 봉천9동의 달동네에서 태어났다. 어린 시절 두 명이 누우면 꽉 차는 쪽방에서 부모님과 형, 누나까지 다섯 식구가 생활했다. “잠 잘 공간이 부족해 어머니와 아버지가 번갈아가며 책상에 엎드려 주무시곤 했어요. 아침이면 마을 공동화장실 앞에 늘어선 기다란 줄 끝에 서야 했고요.”

     

     그가 초등학교 1학년이 되던 해인 1990년 윤씨 가족은 대전 성남동으로 이사했다. 몇 푼씩 저축한 돈이 모여 지방에 집을 사게 된 것이다. “제게는 첫 ‘우리 집’이었어요. 문짝이 안 닫히고, 여름이면 참기 어려운 푸세식 화장실이 있었지만 얼마나 신났는데요.” 좁고 허름한 그 집에서 막내 윤씨는 꿈을 갖기 시작했다. 초·중·고 내내 반에서 1,2등을 놓치지 않았다.

     

     활기찬 생활이었지만 학교 준비물을 사야 할 때마다 어린 윤씨의 마음은 무겁게 가라앉았다. “어려운 아이들이 돈 걱정없이 공부했으면 하는 마음에서 교육자의 꿈을 갖게 됐어요.” 윤씨는 건국대 교육공학과를 거쳐 지난해 서울대 대학원 농산업교육과에 진학했다.

     

     지난 12월 ‘글로벌 봉사단’ 모집 공고를 본 윤씨는 어릴 적 꿈을 키워준 ‘우리 집’ 생각이 났다고 한다. 넉넉치 못한 형편에서도 늘 베풀며 살아온 부모님 덕분이었다. “화물차 기사인 아버지께서 외국인 노동자들에게 나눠줄 헌 옷을 늘 모으세요. 어머니도 청소 아주머니, 경비 아저씨들께 음식을 자주 챙겨 드리시고요.”

     

     대학원에서 주는 연구비만으로는 자취방 집세 내기가 어려워 요즘도 하루에 10시간씩 아르바이트를 한다는 윤씨는 “부모님을 통해 나눌수록 풍성해진다는 걸 배웠기 때문에 전혀 힘들지 않다”고 했다. 필리핀 봉사에 필요한 학생 부담금 50만원을 거의 다 모았다는 그는 “그곳 어린이들에게 내가 가졌던 희망을 물려주는 것이 새해 첫 소망”이라며 밝게 웃었다.

     

    글=심새롬 기자, 사진=김태성 기자

     

     

     

     

    해비타트의 새로운 소식을
    이메일로 보내드립니다.
    신청자 이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