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보도
언론에 보도된 한국해비타트의 소식을 소개합니다.[독자 칼럼] 사랑의 집을 지으며 땅을 생각한다 -조선
- 작성일2005/08/17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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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칼럼] 사랑의 집을 지으며 땅을 생각한다
정근모·한국해비타트 이사장
입력 : 2005.08.11 18:31 30' / 수정 : 2005.08.11 18:36 26'
▲ 정근모·한국해비타트 이사장
한국 사랑의 집짓기 운동연합회(한국해비타트)는 지난 1일 ‘2005 번개건축’을 시작했다. 전국 각처에서 모여든 자원봉사자들이 13일까지 경북 경산, 강원 춘천, 태백, 충남 목천 등지에서 40가구의 집을 짓느라 연일 굵은 땀방울을 흘리고 있다. 여름이 지나면 서울, 수원, 사천에서도 새로 공사가 시작돼 26가구의 집이 올해에 더 지어질 예정이다.
한국해비타트는 1992년에 출범, 1994년 의정부에서 최초의 “사랑의 집”을 헌정했고 1995년 사단법인으로 등록하여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지금까지 국내외에서 800여가구의 집을 지어 헌정하였다.
새 삶의 희망을 갖고 입주한 가정들, 기도와 후원금, 자재 등으로 후원을 아끼지 않은 교회들과 각종 단체, 기업, 개인들과 그리고 시간과 비용을 부담해 가며 참여하여 땀방울을 흘린 자원봉사자들의 행동하는 사랑과 노고가 없었으면 이러한 열매는 맺지 못했을 것이다.
근래 부동산 투기로 온 나라가 들썩거리고 있는 상황을 경험하게 되니 처음 해비타트 사랑의 집 짓기 운동이 시작될 당시의 여러 논의들이 생각난다.
그때에도 부동산 투기로 인해 많은 부작용이 야기되었고 ‘토지 공개념’에 대한 논의도 활발했었다. 일부 뜻 있는 사람들이 ‘토지는 하나님의 것’이라는 정신에 공감하며 부동산 투기를 막는 방안을 위해 고민했었다. 이러한 정신은 그동안 한국의 해비타트 운동에 스며져 내려왔다.
한국해비타트가 입주가정, 후원자,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짓는 집들은 해비타트의 기본원칙에 따라 주택 건축 원가를 무이윤, 무이자, 장기분할상환의 방식으로 입주가정에 공급된다. 그 상환대금은 계속하여 또 다른 해비타트 주택을 짓는 재원으로 활용된다.
그러나 주택가격 책정에 토지가격은 포함하지 않는다. 주택 건물은 입주가정에 대략 월 20만원씩 15년 분할 상환으로 공급하여 소유권이 이전되지만, 토지는 입주가정이 계속 사용하되 소유권은 공익법인인 한국해비타트가 그대로 보유한다.
이는 토지를 공유(公有)로 놓아 둠으로써 토지를 투기의 순환에서 벗어나게 하고, 과도한 주거비 부담에 허덕이는 어려운 가정들의 자활을 돕고자 함이다. 동시에 망국적 부동산 투기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우리 사회를 향해서 ‘토지는 활용의 대상이지 투기의 대상이 아니다’라는 메시지를 던지는 것이기도 하다.
해비타트 운동만으로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주택 문제를 완전히 해결하는 대안이 되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토지에 대한 한국해비타트의 입장과 해비타트 운동이 표방하고 있는 자립, 자조, 협동의 정신과 사랑, 봉사, 나눔의 실천은 부의 양극화로 인한 사회적 갈등을 해소하고 국민화합을 이루기 위한 슬기로운 해법을 찾는 데에 참고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