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보도
언론에 보도된 한국해비타트의 소식을 소개합니다.인천공항에 깜짝 박수갈채…무슨 일이?
- 작성일2009/11/27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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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1-25 05:00 CBS산업부 육덕수 기자
지난 13일 저녁 8시 30분쯤 인천공항 탑승 게이트에는 보기 드문 광경이 벌어졌다.
탑승을 기다리던 외국인 인파들 사이에서 갑작스러운 박수가 나오기 시작하나 싶더니, 곧이어 100여 명의 외국인들이 박수 대열에 참여했다.
순식간에 인천공항 탑승 게이트 앞 대기실은 작은 소규모 공연이 끝난 극장 같은 훈훈한 분위기로 변했다.
이날 인천공항의 박수 갈채는 ‘푸른 눈을 가진 백발의 노신사’를 향하고 있었다. 백발의 노신사는 인파의 환영에 밝게 웃으며 답하면서, 항공기 비즈니스 탑승구로 걸음을 옮겼다.
박수 세레머니는 항공기 안으로도 이어졌다. 기내에서도 환영의 박수는 계속 이어졌고, 이 노신사는 사람들과 악수를 하며, 감사의 뜻을 표했다.
이례적인 박수 세레머니의 주인공은 누구였을까.
그 사람은 바로 지미 카터 전직 미국 대통령이었다.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은 이날 태국의 치앙마이에서 열리는 국제 해비타트(사랑의 집짓기) 행사를 위해 미국에서 날아와 인천공항을 경유하던 중이었다.
이날 ‘박수 세레머니’는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을 우연히 발견한 미국인들이 벌인 깜짝 파티였던 셈이다. 이국에서 만난 전직 자국의 대통령에게 따뜻한 선물과 존경을 박수로 표시한 것이다.
그러나 한국인들은 이날 적지 않은 문화충격을 받았다.
한국인들은 이날의 훈훈한 세레머니에 깜짝 놀랐다는 후문. 한국의 전직 대통령에 대한 싸늘한 평가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가 ‘문화 충격’이었던 것이다.
이 장면을 목격한 한국인들은 지미 카터 전 대통령과 친분이 있는 김호연 김구 재단 이사장(해비타트 친선대사) 내외와 빙그레 임직원, 코이카 직원 등 80여 명 정도 된다.
그 광경을 직접 목격했다는 한 행사 관계자는 “국내에서는 보기 드문 따뜻함과 존경이 넘치는 광경이었다”면서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의 재임 시절 치적보다는 그 후에 세계 평화를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자국민들의 사랑을 받게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대부분 국내 참석자들은 미국민 뿐 아니라 전세계에서도 인지도가 높은 전직 대통령의 존재가 어색하기도 하고, 부럽기도 했다고 한다.
이 행사는 1주일 동안 숙식을 함께 하면 현지의 무주택 가정을 위해 집을 지어주는, 말 그대로 뜻깊은 행사다. 그런 행사가 자국의 전직 대통령 이름으로 이뤄지는 것 자체가 미국인들이 이국 만리에서 전직 대통령을 기립박수로 환영할 만한 이유로 충분해 보인다.
문화 충격 뒤에 아마 하나의 궁금증이 이날 국내 참석자들 사이에 남았을 것으로 보인다.
“우리는 언제쯤 전직 대통령에게 진심어린 박수갈채를 보낼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