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비타트현장
국내외 해비타트에서 보내온 현장이야기를 소개합니다.어서와, 미국해비타트는 처음이지?
- 작성일2017/09/20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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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 해비타트동아리 이윤기, 장대근 – 미국해비타트 방문기
미국해비타트를 방문한 두 청년이 있습니다. 성균관대 해비타트 동아리 초대회장 이윤기 씨(26세, PD 지망생)와 친구 장대근 씨(26세, 건국대)입니다. 초·중학교 동창인 두 친구는 아시아나항공이 주최한 대학생 꿈 실현 프로젝트에 당선되며 미국행 티켓을 손에 쥡니다. 봉사의 가치를 전하겠다는 목표로 모든 탐방 일정과 미팅을 조율했습니다. 180:1의 높은 경쟁률 속에 선정된 것도 이런 노력이 뒷받침된 덕분일 것입니다.
한국해비타트 동아리 이름을 앞세워 미국해비타트를 방문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한국해비타트 전 직원의 기대를 한 몸에 받으며 두 청년은 뉴올리언스 지회와 LA지회를 방문합니다. 2005년 허리케인 카트리나 피해를 극복한 뉴올리언스지회는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 또 2015년 해비타트 우수지회로 선정된 LA지회의 해비타트 동아리는 어떤 모습인지 직접 보고 듣기 위해 지난 6월 25일 비행기에 몸을 실었습니다.
미국해비타트를 탐방한 두 청년 이윤기 씨(좌)와 장대근 씨(우)
리스토어(Restore), 상점 그 이상의 의미
미국해비타트엔 특별한 공간이 있습니다. 바로 ‘리스토어(Restore)’입니다. 리스토어는 기업으로부터 기부받은 가전, 가구를 수리한 뒤 4분의 1가격으로 재판매하는 해비타트형 중고 가전매장입니다. 아직 한국엔 도입되지 않은 시스템이죠.
이들이 방문한 뉴올리언스 리스토어 매장은 평일 낮임에도 불구하고 30-40명의 손님이 쇼핑 중이었습니다. 제품도 쉼 없이 팔리고 입고되길 반복했습니다. 규모는 국내 대형마트 1층 정도로 꽤 큰 편입니다.
뉴올리언스 리스토어 내부 모습
“리스토어에 있는 물건은 대개 기업으로부터 기부를 받아 운영된다고 해요. 호텔이나 모텔을 리뉴얼하면서 기존에 사용한 물건을 해비타트에 기부한 뒤 세제혜택을 받는 거죠.”
장대근 씨는 이를 통해 기부 활성화를 위한 정부의 역할을 명확히 알게 되었다며 ‘정부의 역할은 기업에 세제혜택을 확실히 줌으로서 기부할 원동력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해비타트 리스토어 역시 다음의 공식 개념을 두고 있습니다. ‘기부(Donate), 절약(Save), 가게(Shop)’ 즉 기업은 물품을 기부하고, 해비타트는 가게를 운영하며, 고객은 가격을 절약한다는 뜻입니다. 물론 판매한 물품에 하자가 없다는 점을 확실히 보증함으로써 기관에 대한 신뢰와 전문성을 제공합니다.
리스토어 매니저와의 만남
“리스토어 운영에도 중요한 철칙이 있어요. 첫째, 물건을 기부받을 때 기준을 두어요. 가령 망가졌거나 파손된 제품은 받지 않는 거예요. 둘째, 판매가를 선정하는 것이 중요해요. 원가가 얼마인지 파악하고 적절한 판매가를 선정해 제시해야 하거든요. 직접 생산을 하지 않는다는 점은 편하지만 그만큼 지혜롭게 가격을 책정해야 해요. 셋째, 트럭을 이용해 물품을 기부받을 코스를 짜는 게 중요해요. 운전수 월급과 기름값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최단거리로 이동해야 해요. 코스를 짜는 게 어렵지만 이것만 해결되면 좋은 물건을 저렴한 가격에 판매할 수 있는 구조가 마련된다고 해요.”
이윤기 씨는 “실제로 리스토어를 통해 마련된 기금은 해비타트 지회 운영자금으로 사용된다”며 “리스토어 캐셔는 대개 고등학생 봉사자들이 참여해 운영비 절감과 봉사 활성화라는 효과를 준다”고도 밝혔습니다.
해비타트 로고가 새겨진 리스토어 트럭이 미국을 활보할 때면 홍보효과도 톡톡히 봅니다. 이들은 한국에도 이 시스템이 도입되길 희망한다고 전합니다. “한국해비타트에서도 리스토어를 운영하면 좋겠어요. 그럼 일산, 파주, 하남 같은 곳에 세우면 좋을 것 같거든요.”
뉴올리언스 건축봉사에 참여한 두 청년
해비타트라는 이름 안에서
건축봉사 참여도 이어졌습니다. 봉사는 해비타트를 이해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입니다. 그날 함께한 미국의 고등학생 봉사자들은 처음 봉사를 하는 날이라고 했습니다. 현장이 부족해 봉사하기 힘든 한국과는 다르게 누구든 원한다면 언제든지 건축봉사를 할 수 있는 미국해비타트 현장이 부러워지는 순간입니다.
“뉴올리언스는 2005년 카트리나 이후 땅이 많이 비었대요. 부지가 넉넉하니 해비타트가 저렴한 값에 땅을 매입하고 건축사업도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더라고요. 덕분에 봉사자 수용률도 높고요.”
매일 봉사할 수 있는 현장이 있다는 사실에 매우 놀랐다고 전합니다. “국내에선 해비타트 건축봉사에 참여하기 어려워요. 부지 매입이 어려우니 갈수록 봉사 현장이 줄 수 밖에요.”
LA지회 동아리 담당자와의 미팅
때문에 국내 해비타트 동아리 특히 이윤기 학생이 속한 성균관대 해비타트 동아리는 스스로 지자체와 협력해 노후주택 개선을 돕고 있습니다. 봉사를 자주 하고 싶었으나 한국해비타트의 상황의 여의치 않아 시작한 활동입니다. “집고치기 현장을 직접 모색하고, 사례를 선정하는 것부터 봉사활동까지 기획과 운영 모든 걸 스스로 해결해요. 어쩌면 한국해비타트 동아리가 미국보다 한 수 위인 것 같아요.”
한국은 벽화, 거리모금, 홍보활동 등 봉사 분야도 다양합니다. LA지회 스태프도 이런 활동을 높게사며 ‘건축 봉사라는 게 집짓기뿐 아니라 주거환경개선에 관한 모든 일’이라고 전합니다. “하다못해 거리 청소도 우리의 역할이라는 거죠. 사람이 편하게 살 수 있는 모든 봉사 말이에요. 해비타트라는 이름 안에서 뭐든지 할 수 있다는 걸 일깨워 주셨어요.”
뉴올리언스와 LA를 오간 해비타트 탐방기는 8일에 걸쳐 마무리됐습니다. 체력적인 부담도 컸지만 보람은 더 컸다고 전합니다. “호텔 벨보이도 우리가 봉사자라는 걸 알자 와줘서 정말 고맙다고 하더라고요. 봉사 중에 쿠키를 구워 가져다주는 이웃도 있었고, 평소엔 파트너 집에 모여 바비큐 파티를 하기도 한대요.”
지난 9월 14일, 두 청년은 한국해비타트를 방문해 미국탐방기를 발표했다.
두 청년은 지난 9월 14일, 한국해비타트 본부 임직원 앞에서 미국해비타트 탐방기를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해비타트 동아리를 성장시키기 위한 조직 차원의 역할도 제시했습니다. 아직 어린 대학생들을 잘 이끌어 더 건강한 해비타트 운동이 활발해지길 바라는 마음을 밝혔습니다.
발표를 마친 뒤에야 비로소 ‘모든 탐방기가 마무리된 것 같다’던 두 청년은 앞으로도 해비타트 봉사에 꾸준히 참여하겠다고 다짐합니다. “미국 봉사 현장에서 보람을 많이 느꼈어요. 봉사에 대한 시민들의 인식이 높은 걸 보니 절로 즐거워지더라고요.”
덧붙여 향후 계획에 대해 묻자 환한 미소를 지으며 대답합니다. “진짜 상상은 해봐도 되죠? 앞으로 한국해비타트에 리스토어가 도입되면 좋겠어요. 그리고 설립 계획이 있다면 꼭 불러주심 좋겠고요. 같이 일해보고 싶어요. 어떤 시스템으로 운영할지 같이 구상해보고 싶거든요.”
글 홍보팀 양유진
사진 이윤기, 장대근 제공, 홍보팀 김은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