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비타트현장
국내외 해비타트에서 보내온 현장이야기를 소개합니다.[직원기고] 내가 만난 해비타트
- 작성일2017/09/20 16:13
- 조회 1,289
“건축봉사하는 곳이 있다는데 같이 갈래?”
7년 전 2010년 9월 어느 날. 경희대학교 건축공학과에 재학 중이던 내가 친구를 통해 처음 해비타트를 알게 된 순간입니다.
생소한 단체 이름과 달리 건축봉사라는 매력에 끌려 친구와 함께 한국해비타트 천안아산지회를 직접 찾아갔습니다.
봉사 활동 기념 사진 (2010. 9. 29)
당시 수원에 살던 저와 시흥에 살던 친구는 천안을 가기 위해 첫 차를 탔습니다. 천안역을 지난 뒤에도 한참을 달리던 버스.. 빠르게 달리던 버스 안에서 해비타트 현장과 가깝다는 정거장 이름이 나오자 부랴부랴 하차 했던 기억도 납니다.
그러나 이게 웬걸? 좌로 보나 우로 보나 우리 앞에 펼쳐진 풍경은 마을이 아닌 끝없는 논밭이었습니다. 그리고 우린 그 길 한가운데 서 있었죠. 아침부터 식은땀이 나면서 결국 지회 간사님께 전화를 드렸고, 간사님이랑 한참을 통화한 후에 우리는 겨우 만날 수 있었습니다.
길잃은 우리를 데리려 와주신 천안아산지회 조향숙 간사님
O.T 하우스에 모인 우리는 해비타트에 대해 자세히 듣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날 참여할 봉사 활동 내용도 들었습니다. 우리가 하게 될 작업은 ‘지붕 처마 외부 천장 작업’이라고 합니다.
크루리더와 함께 자재를 잘라 천장을 메우는 작업을 반복했습니다. 힘이 필요한 작업이었지만, 조금씩 완성돼가는 모습을 보면서 뿌듯함이 느껴졌습니다.
가을의 선선한 바람과 함께 2층 비계발판에 앉아 작업을 하다 보니 기존에 봉사자들이 지은 집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었습니다.
‘나의 작은 손짓이 누군가에게 도움을 줄 수 있고, 그 손길이 모여 누군가에게 희망을 줄 수 있구나… 나도 쓰임 받는 사람이 될 수 있구나’
우리는 단 하루 잠깐 시간을 내어 집짓기에 참여했지만, 이렇게 지어진 집에 살게 될 입주가정의 삶을 상상하니 너무 행복해졌습니다.
단순히 집을 짓는 것이 아닌, 그 집에서 살아가는 입주가정과 그 집을 함께 지은 봉사자의 삶이 변화되는 한국해비타트는 나에게 있어 ‘설렘’ 그 자체입니다.
글·사진 건축사업팀 이은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