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비타트현장
국내외 해비타트에서 보내온 현장이야기를 소개합니다.무더위보다 뜨거운 열정으로!
- 작성일2017/08/29 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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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여름번개 집고치기를 되돌아보다
여러분에게 번개는 어떤 의미인가요? 번개란 본디 조금은 무섭고 웅장한 이미지이지만 해비타트에서 만큼은 남다릅니다. 번개의 빠르고 뜨거운 열정만을 모아모아 진행하는 ‘2017 여름번개 집고치기’를 겪었다면 더욱 그럴 것입니다.
폭염과 열대야가 기승을 부린 지난 여름, 서울 한복판에서 있었던 ‘2017 여름번개 집고치기’의 이야기를 여러분께 전합니다.
번개 집고치기 ; 우리, 집 고치러 간다!
여름번개 집고치기는 매년 가장 더운 여름에 펼쳐지는 서울지회 집고치기 봉사 프로젝트로, 2013년 시작 이후 어느새 5년째 진행 중입니다. 올해는 7월 22일부터 8월 9일까지 약 3주 동안 서울시 8개 지역 11가정의 집을 고쳤습니다.
특별히 올해는 서울시(보훈청)의 추천을 받은 국가 보훈 대상자 가정의 집을 개선한 것이라 더욱 의미가 깊었습니다. 6.25 참전용사와 유공자 등 나라를 위해 헌신하신 어르신들께 감사를 표현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죠.
국가유공자 가정에게 안락한 거처를 제공할 수 있었던 건 뜨거운 구슬땀을 흘린 100여 명의 봉사자들이 함께였기에 가능했습니다. 고등학생, 대학생, 일반인, 주부 등 각계각층 봉사자들은 혼자 또는 가족, 친구와 함께 참여했습니다. 집고치기는 처음이라며 설렘을 내비친 초보부터 준직원이라 불릴 만큼 경험이 많은 봉사자까지 스킬의 차이도 다양했습니다. 나이와 직업은 달라도 땀 흘려 이웃을 돕고자 하는 것은 모두 한마음 이었습니다.
봉사파트너 ; 평범함 속의 특별함
번개 집고치기를 마치고 열흘정도 지난 8월 19일, 봉사 현장에서 만났던 반가운 얼굴들을 다시 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겼습니다. 봉사자들과 함께하는 기념강연회가 정림건축 강당에서 열렸기 때문입니다. 수고한 봉사자들을 격려하고, 건축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 이 자리는 현장과는 또다른 색다른 기분을 느끼게 해주었습니다.
번개집고치기 최다참가자(5회) 신지아(좌), 박준일(우) 봉사자
강연에 앞서 서울지회는 자칫 평범함 속에 묻혀있을 뻔했던 봉사자들의 특별함을 발굴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봉사자들 저마다의 특징을 살린 소개시간이 이어진 것인데요. 여름번개 집고치기 최다 참가자(5회)를 시작으로 모자·부자·모녀 참가자, 가족 참가자, 2년 연속 참가자, 중간리더로 함께한 스탭 봉사자까지 그야말로 각양각색의 매력을 지닌 봉사자들의 헌신을 돋보이게 하는 유쾌한 오프닝이었습니다.
기념강연회 ; 당신의 인생, 잘 건축하고 있나요?
강연의 연사는 임진우 정림건축 대표이사였습니다. 참가자 중 학생들이 많은 점을 고려해 인생설계의 중요성을 건축의 과정과 비교해 전했습니다. “건축은 선택의 연속입니다. 건물을 설계하고, 기초를 다진 뒤 디자인, 실행단계를 거치는 과정이 마치 인생과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건축의 과정이 하나도 빠짐없이 중요한 것과 마찬가지로 삶의 모든 과정을 중요시 여기고 깊이 고찰해보는 시간이 되길 바래요.”
1시간가량의 강연이 끝난 뒤 참가자들이 질문이 이어졌습니다. “대표님께서는 인생의 단계가 건축공정과도 같다고 말씀하셨는데, 그 중 어떤 단계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시나요?” 고등학생 참가자의 물음에 모두들 숨죽여 임 대표의 대답을 기다렸습니다.
“어느 것 하나만을 중요한 단계라고 꼬집을 순 없을 것 같아요. 건축의 모든 과정이 중요하듯 삶의 모든 과정이 중요한 것이니까요. 다만 저마다 삶의 방향이 다르듯 중요하게 여겨지는 부분은 다를 거라 생각해요. 삶이 선택의 연속이듯 어떤 과정을 더 중요하게 여기느냐, 또 어떤 선택하느냐에 따라 자신만의 삶이 건축되어지리라 생각해요.”
강연에 들은 학생 중 건축학도는 “건축가의 꿈에 한 발자국 가까이 다가간 것 같다”며 기뻐했고, 자녀와 함께 봉사하고 참여한 부모는 “자녀 양육의 지표를 세운 시간이었다”며 소감을 전했습니다.
봉사자들의 한마디
“처음으로 나라를 위해 힘쓰신 분들을 만날 수 있었어요.
그분들이 살아가는 모습도 볼 수 있었고요.
집을 수리한 뒤 할아버지께서 무척 좋아하셨는데,
그 모습에 보람이 많이 느껴졌어요.”
- 임형민 봉사자님-
“멋진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고,
처음으로 제 소명을 찾았다고 느꼈어요.
해비타트의 기적에 동참한 덕분에
제 삶에도 기적이 일어난 것 같아요.”
- 봉사자 양소윤 님-
“번개 집고치를 통해 열악한 집들을 보면서
공공의 이익을 추구하는 공공 건축가이자
환경을 보존하는 녹색 건축가가 되기로 결심했어요.
훗날 전 세계에 안락한 주거를 선물하는 건축가가 될래요.”
- 봉사자 옥종훈 학생-
여름번개 집고치기는 기념강연회를 끝으로 막을 내렸다
이후 사옥을 투어하는 시간으로 이어졌습니다. 이화동을 한 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정림건축의 옥상부터, 사무실, 도서 자료실, 출력실 등 일반인들은 쉽게 접할 수 없는 구석구석을 살펴볼 수 있어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
여름번개 집고치기는 기념강연회를 끝으로 마무리됐습니다. 여름날씨보다 더 뜨거운 봉사자들의 열정과 마음이 모두에게 뜨거운 추억으로 남았기를 바래봅니다.
글 해비타트 기자단 조윤민
사진 해비타트 기자단 최현아, 서울지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