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비타트현장
국내외 해비타트에서 보내온 현장이야기를 소개합니다.천안 희망의 마을 산사태, 그 후 1달
- 작성일2017/08/23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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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천안 폭우 피해 재난 복구 중간 현황
폭우로 사라졌던 집 ... 후원과 봉사로 산사태 1달 만에 마무리 단계에 이르러
자연재해는 누구도 예측하지 못합니다. 지난 7월 15일 발생한 충남 폭우 역시 그러했습니다. 시간당 최고 90mm 물폭탄을 쏟으며 소하천이 범람하고 산이 무너지는 피해를 일으킨 국내 재난... 이 폭우는 충남 천안시에 위치한 한국해비타트 희망의 마을에도 갑작스레 찾아왔습니다.
산사태 피해를 입은 직후
네 식구가 살던 집. 평화롭던 가정은 집중 호우로 인해 건물 뒷산이 무너져 내리며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변했습니다.
흙이 휩쓸려 내려왔고, 뿌리 뽑힌 나무가 창문을 깨고 온 집안을 덮쳤습니다.
집을 비운 아빠를 제외한 세 식구는 갑작스런 산사태에 마주해야 했습니다.
거실에 있던 엄마는 떠밀리듯 밖으로 나왔지만, 방에 있던 자녀 둘은
흙으로 가득 찬 집안에 갇힌 아찔한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산사태 피해를 입은 직후
다행히도 이웃주민들이 나서 아이들이 무사히 탈출할 수 있도록 도왔습니다.
두 아이의 엄마는 온 몸에 힘이 풀린 채 자리에 주저앉았습니다.
아이들도 울면서 다가와 엄마를 달랬습니다.
“하루아침에 모든 것을 잃은 지금.. 어디서부터 다시 시작해야 할까요..”
소식을 듣고 달려온 아빠는 비가 그친 하늘을 보며
긴 한숨만 내쉴 뿐이었습니다.
재난 첫 날 ... 한 가정을 위해 온 마을이 함께합니다
한국해비타트는 마을을 재건하기 위한 긴급모금과 봉사자 모집을 진행하며 재난 복구의 신호탄을 울렸습니다. 건축사업팀 소속 2인을 현장으로 파견, 조속한 복구에 주력했습니다.
피해 복구를 위한 자원봉사자들의 헌신은 재난 이후 끊임없이 이어졌습니다. 군인, 대학생, 일반인봉사자 등 500여 명이 참여해 뜨거운 땀방울을 흘리며 수해복구에 힘을 보탠 것입니다. 지자체와 지역사회의 지원도 수해복구에 큰 힘이 됐습니다.
재난 복구를 위해 힘쓰는 지역 군인들
인근 아산 화합의 마을에 살고 있는 주민들도 무리를 지어 마을을 방문했습니다. 조금이나마 보탬이 될 거리를 찾는다며 직접 마을을 둘러본 뒤 현장의 이야기를 귀담아 들었습니다. 화합의 마을은 2001년 한국해비타트가 지은 마을이자 천안 희망의 마을에 앞서 지어진 충남지역 최초의 해비타트 마을이기도 합니다. 해비타트의 파트너십이 함께 어우러지는 시간이었습니다.
아산 화합의 마을 주민들이 현장을 방문했다. 아산 화합의 마을은 한국해비타트가 지은 마을로 천안 희망의 마을과 함께 충남권역에 속해있다.
“비가 하도 많이 왔다고 나오더라고요. 옆 동네에 사는 이웃이다 보니깐 수해가 심한 것 같아서 와봤죠. 뭘 할 수 있을지 확인하고, 보탬이 될 수 있으면 좋겠다 싶어서 우선 달려왔어요.” 해비타트 마을 입주가정으로서 더욱 마음이 쓰인다던 이장 이한 씨(화합의 마을 입주가정)는 “수해를 많이 당해봐서 그 심정 잘 안다”며 “피해 가족을 떠올리면 마음이 많이 아프죠. 그래도 도움 주러 오신 분들이 종종 보여서 마음이 놓이네요. 우리도 조금이나마 보탬이 될 수 있는 길을 더 찾아볼게요.”라고 전했습니다.
새마을지도자 양상섭 씨(화합의 마을 입주가정)도 “직접 와보니깐 생각보다 너무 심각한 것 같아요. 다들 시간 내서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게 봉사하고 가면 참 좋겠다는 마음이 들어요. 그러면 주민들도 힘내실 수 있을 거에요.”라며 피해 복구에 모두의 노력이 깃들길 바랐습니다.
재난 1달 후 ··· “복구 막바지, 그러나 여전히 도움 필요해”
폭우 피해가 발생한 지 어느덧 한 달, 재건사업도 막바지에 다다르고 있습니다. 한국해비타트는 무너진 건물의 뼈대를 다시 세우고 외관을 정비했습니다. 토사물로 가득 찼던 집 안도 내부 마감 과정에 박차를 가하는 중입니다. 9월 초 완공을 목표로 도배·장판 등 내외부 마무리 작업과 보일러 설치, 전기설비 등 마무리 공정을 앞두고 있습니다.
충남세종지회 역시 산사태가 집을 덮친 직후 이재민 가족에게 공가세대를 제공하며 집이 복구될 때까지 안전하게 지낼 수 있도록 도왔습니다. 천안시복지재단 및 기업에 도움을 청해 복구비용 일부를 조달받기도 했습니다. 재단은 이재민 가족을 위한 이불 등 생필품을 제공하고 봉사활동에 참여하면서 물심양면 가정의 회복을 도왔습니다. 충남세종지회 김종필 사무국장은 “재난복구에 힘써준 모든 분들께 감사 드린다”며 “집이 완공될 때까지 기도와 응원으로 함께해 달라”고 전해왔습니다.
토사에 휩쓸렸던 집은 1달여 만에 외관을 복구했다(좌).
산사태 피해를 방지하기 위한 비탈면 피복작업도 실시했다(우).
홈페이지, SNS 등을 통한 재난복구 모금캠페인도 병행했습니다. 네티즌들은 ‘용기를 내어 다시 한 번 소망을 품고 일어나셨으면 좋겠습니다(임성빈 님)’, ‘좀 더 좋은날이 올 거에요(홍상범 님)’라며 격려의 메시지로 응원을 더했습니다.
산사태로 무너져 내린 집을 복구한 지 어느덧 한 달. 이제는 제법 재난 이전의 모습을 되찾아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복구를 위한 건축기금은 여전히 필요한 상황입니다. 충남 폭우피해 가정을 위한 복구기금 모금캠페인은 해당 가정이 온전히 자립할 때까지 이어집니다. 이들이 조속히 재난 이전의 삶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모두의 참여가 필요한 때입니다.
※ 문의 id@habitat.or.kr, 02-3407-1972
글 홍보팀 양유진
사진 홍보팀 김은총, 해비타트 기자단 박재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