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비타트현장
국내외 해비타트에서 보내온 현장이야기를 소개합니다.또 하나의 가족, 지금 만나러 갑니다
- 작성일2017/04/27 18:49
- 조회 1,822
글·사진 후원개발팀 김수연 매니저
가정의 달을 앞둔 어느 날, 방글라데시로 출장을 떠났습니다. 가정결연 캠페인을 통해 만난 또 하나의 가족, ‘아불’ 아저씨네 가족을 만나기 위함이었죠. 특별히 이번 출장은 한국해비타트 직원이기보단 후원파트너의 마음으로 채비를 떠났답니다. 저도 한 명의 후원자로서 후원금이 잘 사용되고 있는지, 결연가정의 변화된 삶은 어떠한지 궁금했거든요. 새로운 가족을 만난다는 설렘 덕분일까요? 이번 출장 유독 즐거울 것 같은 예감이 들어요!
제가 방문한 곳은 방글라데시 담라이(Damrai) 지역. 인천공항에서 샤잘랄공항까지 10시간 비행 후, 수도 다카로부터 자동차로 3시간을 달려야 도착할 수 있는 곳이에요. 초록초록한 풍경이 눈에 띄는 아름다운 마을이지만 발전의 속도가 느려 안전한 주택과 깨끗한 물, 적절한 위생시설이 절실히 필요한 곳이기도 하지요. 담라이 지역과 킬리간지 지역은 주거와 위생상태 수준이 다른 지역에 비해 열악한 만큼 많은 관심과 응원이 필요한 곳이에요. 해비타트의 사업이 이 두 지역에서 중점적으로 이루어지는 이유도 그 때문이죠.
앞서 말했듯 제가 이곳에 온 이유는 바로 ‘또 하나의 가족’을 만나기 위함이에요. 한국해비타트는 지난 2016년 가정결연 캠페인 1차 ‘또 하나의 가족’을 론칭했어요. ‘3명의 후원자가 모여 1가정의 자립을 돕는다’는 의미로 시작한 이 캠페인을 통해 20가정에게 튼튼한 집과 깨끗한 위생시설, 자립을 도울 직업능력개발과정을 제공할 수 있었죠. 저도 캠페인의 후원자로서 결연 캠페인을 통해 만난 아불 가족의 변화가 무척 궁금했답니다.
차를 타고 넓은 옥수수 밭과 들판을 뛰노는 소들을 넋 놓아 구경하다 보면 금세 해비타트가 지은 집을 볼 수 있어요. 저기 튼튼한 집 보이시나요? 그토록 만나고 싶던 아불(Abul, 43세) 아저씨와 그 가족이 살고 있는 집이에요. 언뜻 보이는 집의 형상만으로도 눈물이 글썽거리는 건, 아마도 우리가 ‘가족’이기 때문이 아닐까 싶어요.
씽긋-. 사진 왼편 함박미소를 자랑하는 아이는 큰아들 라세둘(Rashedul, 10세)이에요. 그동안 봐왔던 사진 속 모습보다 키가 더 자란 것 같아 대견해요. 제가 도착했다는 소식에 막내 로키불(Rokibul, 5세)도 달려 나와 맞아주었어요. 예상보다 훨씬 장난꾸러기였던 로키불은 카메라 앞에서도 이리저리 V(브이) 포즈를 취하느라 바빴어요. 신난 듯 춤을 추는 아이들 뒤로 건강한 모습의 아불 아저씨 부부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이전에 살던 집은 바닥이 진흙이라 아이들이 맘껏 쉴 수 없었어요. 매일 집 밖을 서성이며 방황하는 아이들을 보는 것도 마음 아팠죠. 대나무 벽 틈 사이로 들어오는 각종 벌레와 외부 냄새도 싫었어요. 하지만 해비타트를 만난 후엔 견고하고 안락한 콘크리트 집을 받을 수 있게 되었어요. 아이들이 마음 놓고 바닥에 엎드려 공부할 수 있게 되어 기뻐요.”
‘더이상 교과서가 비에 젖지 않아요’라며 아이들이 보내온 편지 속 문구가 떠올랐어요. 그리고 이 보금자리가 아불 가족의 기쁨이자 희망임을 분명히 느낄 수 있었죠. 참! 새 집이 마련된 후에 아이들이 종종 귀여운 다툼을 한다고 해요. ‘이 집은 내꺼야!’라고 말이에요. 이 사랑스러움 어찌해야 할까요!
잠시 옆집에도 놀러가 봤습니다. 모니다스(Monidas, 20세) 역시 해비타트를 만난 홈파트너 중 한 명이거든요. “해비타트를 만나기 전엔 주트(식물의 일종)로 엮은 집에 살았어요. 지붕을 대신해 양철판을 올려놓았는데, 강한 바람이 불 때마다 지붕이 흔들려 무너질까 무서웠어요. 그동안 우리에게 ‘집’은 전혀 안전하지 않은 공간이었거든요. 하지만 해비타트 덕분에 우리 집은 안전하고 튼튼한 콘크리트 집으로 바뀌었어요. 지붕이 날아갈까, 빗물이 샐까 걱정하지 않아도 되죠.”
이곳도 마찬가지로 안전한 집과 더불어 깨끗한 식수 및 위생(화장실) 시설이 마련됐어요. “해비타트가 설치해 준 정수필터는 오염된 물 대신 안전한 물을 마실 수 있게 해주었어요. 집 안에 없던 화장실도 새롭게 지어져 깨끗한 일상이 가능해졌고요. 위생키트(청소도구 등)도 받았으니 청소도 자주 할 수 있죠. 호호. 덕분에 건강한 삶을 되찾았어요.”
집과 화장실, 우물을 둘러보면서 만난 홈파트너 가정마다 웃음이 넘쳐나는 듯했습니다. 그 행복에 겨워 저도 무척 행복했답니다. “돈노받(감사합니다!)” 고이 받아온 방글라데시 홈파트너가 전해온 감사인사를 한국의 후원자분들께도 아낌없이 전해드리려 합니다(받아주세요!).
‘후원금으로 정말 변화가 이뤄지나요?’ 묻는 후원자님이 계시다면, ‘네! 정말이에요! 후원자님의 나눔이 한 가정에 기적을 일으키고 있어요!’라고 확신있게 전해드리고 싶어요.
한국해비타트는 이번 2017년에도 담라이, 칼리간지 지역 50세대를 위한 가정결연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튼튼한 토대와 벽, 지붕을 갖춘 주택을 제공하고, 깨끗한 물과 질 좋은 위생시설을 사용할 수 있도록 위생에 관한 지원도 아끼지 않을 예정이죠. 이번 5월, 방글라데시에 또 하나의 가족을 이루는 것 어떠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