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비타트현장
국내외 해비타트에서 보내온 현장이야기를 소개합니다.[후원파트너] 스무살, 그 동안 받은 사랑을 베풀나이
- 작성일2014/08/12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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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비타트 매거진 2014 여름호]
스무 살, 그 동안 받은 사랑을 베풀 나이
이제 갓 스무 살이 된 해비타트 후원파트너 길태환 군(20)은 아동, 장애, 의료분야를 넘어 주거문제에 이르기까지 총 5개 단체를 후원하고 있습니다. ‘마땅히 해야 할 일’이라며 겸손함을 보이는 그는 받아온 사랑과 보호를 베풀 줄 아는 것이 진정한 어른이라고 말합니다.
돈은 적게 버는 만큼 가치 있게 써야 해요
“빨리 스무 살이 되고 싶었어요.” 후원파트너 길태환 군의 말입니다. “성인이 되어 돈을 벌고 그 돈으로 기부를 하고 싶었거든요.” 고등학교 졸업 무렵 길 군은 거리에서 해비타트 모금부스를 보았습니다. ‘모든 사람에게 안락한 집이 있는 세상’ 또박또박 적힌 글을 보며 뜨겁게 달아오르는 가슴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후원을 결심했음에도 불구하고 약정서를 작성하지는 못했습니다. 정기적인 수입 없이 쉽게 후원을 약정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는 아쉬움을 뒤로한 채 발걸음을 돌렸다고 말했습니다.
이후 고등학교를 졸업한 그가 시작한 일은 한 달 수입 평균 35만원의 아르바이트였습니다. 그리고 돈을 아껴 저축비, 교통비, 식비 그리고 모 단체를 위한 기부금을 냈습니다. “A단체에 월 3만원씩 후원을 했어요. 누구에게는 적은 돈일 수 있지만 저에겐 무척 큰 돈이었어요. 한 달 수입의 10%나 차지했거든요.” 먹고 싶은 것, 사고 싶은 것이 많았지만 최소한의 것 외엔 더 이상 욕심을 부리지 않았습니다. 가끔 저녁을 굶거나 버스대신 도보를 이용해 비용을 절약했습니다. “정해진 범위 내에서 용돈을 사용하려고 노력했어요. 용돈이 모자라면 제일 먼저 기부금을 안 낼 것 같았거든요.” 그는 적은 금액을 아껴가며 실천하는 나눔이 진정 가치 있다고 말합니다. “저 한 사람이 욕심을 버리기 시작해야 비로소 다른 사람들에게 더 나은 삶을 제공할 수 있더라고요.”
당연한 것에도 감사할 줄 알아야 해요
길태환 군이 나눔과 베풂을 아끼지 않는 청년으로 자라기까지는 어머니의 지혜로운 양육이 뒷받침 되었습니다. 사소한 것이라도 당연해 하지 않고 감사해 하는 마음을 일러주었기 때문입니다. “매일 먹을 양식과 입을 옷이 있다는 것에 감사해 하셨어요. 가족이 있는 것도 온 가족이 모여 쉴 수 있는 집이 있다는 것도 모두다 감사해 하셨죠.” 모자에게는 어느 것 하나 당연한 것이 없었습니다. 날씨가 맑으면 맑은 대로 흐리면 흐린 대로 감사하는 마음이 생겼습니다. ‘태환아 우리 가족에게 집이 있어 얼마나 행복하니. 비가 오고 바람이 불어도 이 한 몸 편히 쉴 수 있는 공간이 있다는 것 그것이 감사고 진짜 행복이야.’ 어머니의 가르침을 양분 삼아 그는 한가지 다짐을 했습니다. 기회가 생긴다면 다른 사람들에게도 마음 편히 쉴 수 있는 안락한 집이 생길 수 있도록 돕자고 말입니다. “밤늦게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 참 행복해요. 되돌아 갈 수 있는 내 집이 있다는 것, 그 곳에 사랑하는 나의 가족이 있다는 것 말이에요. 다른 사람들도 이 행복을 느끼기 바라는 마음을 전하고 싶었어요.”
스무 살, 이젠 베풀 때
그는 최근 낮에는 회사 인턴으로, 밤에는 학생으로 공부하며 주경야독의 삶을 보내고 있습니다. 월급이 생기니 아르바이트 때보다 재정적인 여유가 생겼습니다. “수입이 늘었으니 기부금도 그만큼 늘려야죠.” 그는 제일 먼저 한국해비타트 정기후원을 약정하고 다른 단체 후원도 시작했습니다. “사회에 발을 내딛는 순간 그 동안 받아온 사랑과 보호를 다시 사회에 환원하는 것은 성인으로서 해야 할 당연한 의무라고 생각해요.”
그는 나눔이야말로 성숙한 어른의 필수 항목이라며 스스로를 훈련합니다. “매일 저에게 물어요. ‘가치 있는 삶을 살고 있나’ 라고요. 아직 잘은 모르겠지만 꽤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 같아요’. 라고 만족스러운 웃음을 보이는 길태환 군의 모습에서 저절로 나 스스로 어떤 어른인지 돌아보게 됩니다. 나는, 그리고 여러분은 어떤 어른인가요?
글 홍보실 양유진
사진 인스틸 문규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