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비타트현장
국내외 해비타트에서 보내온 현장이야기를 소개합니다.[봉사기업파트너] 잠비아 GV 후기 _ 삼성전자 정원식 팀원
- 작성일2014/08/12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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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사자스토리] 봉사활동소감문-삼성전자 정원식 팀원
글: 삼성전자 정원식 팀원
작년, 같은 프로젝트를 진행하던 동료로부터 잠비아 해비타트 해외 건축봉사에 대한 소식을 전해 듣게 되었습니다. 동료를 통해 해외 건축 봉사가 어떤 절차에 의해서, 누구를 위해 하는지 알게 되었고, 금년도 해외건축 봉사참여를 신청했습니다. 정말 행운의 여신이 나와 함께 하였는지, 저또한 이 활동에 참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진행은 삼성전자 사회봉사단과 한국해비타트가 공동으로 하였으며, 장소는 아프리카 말라위 릴롱게, 기간은 7월 18일부터 27일까지 9박 10일간의 일정으로건축/벽화/프로젝트 봉사와 IT/위생/레크레이션/성교육을 포함하는 활동이었습니다.봉사단은 GVP, 사회봉사단 인솔, 의료진, 미디어, 봉사단원 총 26명의 인원으로 구성되었습니다.
완성된 벽화 중 하나(위), 벽화도안(아래)
전체 봉사활동 일정은 총 6일로서, 벽화 봉사 1일, IT/위생/레크레이션/성교육 1일, 건축봉사 3일, 나머지 하루는 헌정식 및 문화공연으로 구성되었습니다.
첫날 우리 봉사단은 벽화봉사를 하기 위해 한 초등학교에 들어섰습니다. 아이들은 몰려 들었고, 합창으로 노래를 불러 주었습니다. 한 봉사단원은 그 모습에 감명을 받아 뜨거운 눈물을 흘리기도 했습니다. 벽화봉사는 6개의 교실에서 이루어졌으며, 각 교실의 벽을 청소하는 것을 시작으로 색을 칠하고 미리 준비한 도안으로 벽화를 그렸습니다.
건축봉사에 참여하는 정원식 팀원(아래)
벽화 봉사 이후, 7월 23일 하루를 제외한 나머지 날들은 모두 건축봉사를 진행했습니다. 건축봉사는 총 3가구의 집을 건축하는 것이었습니다. 총 3채 중 한 채는 지붕까지 완성했으며, 나머지 두 채는 4벽면까지 완성하는 것으로 활동을 마무리했습니다. 건축을 완성하지 못한 단원들은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IT교육중인 삼성전자 봉사단
IT/위생/레크레이션/성교육은 각 파트에서 진행됐습니다. 저자가 속한 파트는 IT교육으로 고등학교 선생님 17명과 특별한 학생 2명을 대상으로 진행했습니다. IT교육은 초보자 대상으로 진행하였기에 간단하고 쉬운 내용이었지만, 컴퓨터라는 것을 처음 접한 선생님들과 두 명의 학생은 매우 신기해하며 감탄했습니다. 그들의 진지함에 저희 또한 더욱 열정적으로 교육을 진행했습니다. 삼성전자 봉사단은 큰 무리 없이 활동을 마무리 했고, 소중한 이 시간들이 끝나는 것이 무척 아쉬웠습니다.
봉사활동을 마치고 이 글을 쓰는 순간, 이 활동이 나에게 어떤 영향을 주었으며, 앞으로 봉사를 할 때,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그 사람들을 위해 봉사를 하러 갔지만, 예상했던 것보다 그들의 삶은 많이 힘들었으며 가난이 주는 고통과 삶의 고달픔으로 인해 무표정한 얼굴이 대부분이었습니다. 그것은 마치 희로애락의 감정이 모두 메말라 있는 것으로 느껴졌습니다. 왜 그럴까를 생각해 보니, 그것은 희망이 없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것을 보니, 우리가 자원봉사만으로 할 수 있는 것이 너무 적지 않나 하는 자괴감마저 들기도 했습니다.
교육봉사, 위생•성교육 중인 팀원들
이러한 고민에 한가지 희망을 준 것이 있었는데, 그것은 한 소녀를 통해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IT 장비 셋팅을 하던 중, ‘베사(Betha)’라는 학생이 자신이 만든 Simple Radio를 보여 주었습니다. 폐 라디오 여러 개에서 이것저것 부품을 뽑아서 만든 것으로, 공학을 전공한 본인은 매우 간단한 회로라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만일 나에게 이것을 여기 말라위 학교에서 만들어 보라고 하면, 공학적 지식이 있더라도 포기 했을 일입니다. 베사에게 자신이 만든 라디오에 대해서 물어보니 왜 이렇게 회로를 구성했는지 대답해주었습니다. 그녀는 자신이 만든 라디오에 대해 매우 잘 이해 하고 있었고, 그걸 보니 이 라디오를 만들면서 겪었을 어려움이 상상 되었습니다.
Shiny를 주제로 한 연극을 선보이는 베사(Betha)(위)
문화공연을 펼치는 삼성전자 봉사단(아래)
마지막 헌정식 날, 그녀는 자신의 급우들과 함께 Shiny를 주제로 연극을 우리에게 보여 주었습니다. Shiny 프로젝트팀 팀원들의 감동의 눈물은 말할 것도 없었지요. 그녀를 보면서, 느꼈던 것은 우리가 그들에게 물리적으로 줄 수 있는 것엔 한계가 있지만, 그들에게 미래에 대한 희망을 줄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IT교육은 아프리카를 세상과 연결시켜주는 통로입니다
(교육을 진행 중인 정원식 팀원)
이제 한국으로 돌아왔고, 일상이 시작되었습니다. 말라위는 다시 나에게 먼 나라가 되었지만, 새로운 교실을 가지게 된 큰 눈동자의 어린아이들이 즐겁게 공부하고, 베사가 IT 장비와 Shiny로 배움의 열정에 새로운 날개를 달았기를, 그 날개로 훨훨 날수 있길 기도합니다. 새로운 집을 가지게 된 엘리자벳은 이제 더 이상 집 안에 비가 샐 것을 걱정하지 않고 잠들 수 있길 바라며 이 글을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