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비타트현장
국내외 해비타트에서 보내온 현장이야기를 소개합니다.[홈파트너]이영수 홈파트너의 행복스토리
- 작성일2014/08/06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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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비타트 매거진 2014 여름호]
이영수 님의 행복 스토리
"우린 가족이잖아"
삶의 터전을 바꾼다는 것이 내심 겁이 날 때도 있었습니다. 베트남에서 온 아내와 3살 밖에 안된 딸 수미 때문이라면 더더욱 그랬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곳에 둥지를 틀었습니다. ‘내 집’이 필요했기 때문입니다.
삶의 터전을 바꾼다는 것
2014년 4월 26일 이영수 홈파트너는 아내 천티즈엉 씨와 딸 수미 양과 함께 해비타트 수원 SK행복마을에 입주했습니다. 이영수 홈파트너는 ‘내 집을 마련한 것은 인생의 큰 숙제를 해결한 기분’이라며 집이 필요했던 이유를 이야기합니다.
“화성시에 있는 공공임대주택에서 살고 있었어요. 매달 8만원의 임대료와 30만원의 관리비만 내면 20년 동안 살 수 있었어요. 하지만 이사를 가기로 결정했어요. 저에겐 ‘그냥 살 집’이 아닌 ‘진짜 우리 집’이 필요했거든요.” 이 홈파트너는 전세, 임대를 거치며 내 집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껴왔습니다. “집 없는 불편함은 두말하면 잔소리죠. ’내 집’인 것과 ‘내 집이 아닌 것’은 마음가짐부터가 달라요. 심지어 이건 아이들한테도 마찬가지에요. 우리 집이 정말 우리 집이 아니란 걸 알게 되었을 때 아이가 받을 상처가 얼마나 클까 생각해봤어요. 친구들과 친해 질 즈음이면 다시 이별을 해야 하고, 학교를 옮기고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야만 하는 것들도 무척 괴로울 일이죠. 제대로 된 집은 가족 모두에게 필요한 것이었죠.” 새로운 마을로 이사를 간다는 건 이 홈파트너에게도 쉽지 않은 결정이었습니다. “삶의 터전을 바꾼다는 건 익숙한 맛 집, 익숙한 이웃을 모두 바꾼다는 것이에요. 그만큼 부담스럽고 어려운 일이죠.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터전을 옮긴다는 건, ‘우리 집’이라고 소개할 수 있는 곳이 필요했기 때문이에요. 내 집이 있다는 것, 그 여유가 저는 참 절실하더라고요.”
새로운 가족
이영수 씨 가족이 해비타트 주택에 입주하면서 얻은 것은 비단 ‘내 집’뿐만이 아니었습니다. 이웃이 될 예비 입주가정들을 만나보니 새로운 가족도 함께 얻은 것 같아 내심 기뻤습니다. “아파트에 살면 주변에 누가 사는지 잘 모르잖아요. 내 집이 아니니깐 아무리 건물이 잘 지어졌다 한들 정 붙이고 살기가 어렵더라고요. 기껏해야 옆집 사람들하고 눈인사 하는 정도가 다인데 해비타트를 통해서 만난 이웃들은 벌써 가족이 된 기분이에요.” 입주 전 300시간 이상의 건축봉사에 참여해야 하는 ‘땀의 분담’은 이웃과 소통하는 만남의 장을 이루어 주었습니다. “각각의 사연이 있는 분들이 입주한 것 같아요. 그래서 공감대 형성도 잘되고 서로를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땀의 분담이 단순히 봉사만이 하는 것이 아니구나, 사람들과의 대화 그 커뮤니케이션을 만들어 주는 것이구나’ 라는 걸 깨달았어요. 조금만 더 오랜 시간 봉사 했더라면 아마 금방 형, 동생 하면서 지냈을걸요? 하하.”
함께 꿈꾸는 미래
수원행복마을 입주자로 선정된 이 홈파트너는 최근 KT&G에서 주최한 수기공모전에 낸 글이 우수작으로 선정되며 행복의 가도를 달리고 있습니다. “우리가족의 이야기를 적은 글이에요. 아내는 결혼한 이후 지난해까지 줄곧 병중에 계시던 어머니를 간호해 왔어요. 힘들고 지칠 법도 하지만 ‘힘들지 않냐’고 묻는 제게 도리어 ‘오빠! 우린 가족이잖아’라며 웃어 넘겨요. 그 말이 무척 힘이 되어 공모전 제목도 ‘오빠! 우린 가족이잖아’라고 지었어요.” 외모도 예쁘지만 마음은 더 예쁜 사람이라며 아내를 소개하는 이 홈파트너의 얼굴에 수줍은 미소가 떠오릅니다. “조만간 베트남에 살고 있는 처가 식구들이 한국에 놀러 오기로 했어요. 새롭게 이사한 집에 초대하는 첫 손님이 될 거에요. 생각만 해도 벌써부터 설레네요.”
희망의 시작이 된 보금자리, 가족 같은 이웃. 이 홈파트너는 이 곳에 오게 된 자신을 스스로 ‘행운아’라 부릅니다. 평범한 일상을 살아갈 이들의 삶 속에 영원토록 행복이 가득하길 바래봅니다.
글 사진 홍보실 양유진 대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