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비타트현장
국내외 해비타트에서 보내온 현장이야기를 소개합니다.[홈파트너] 천일 전 꿈, 현실이 되다
- 작성일2014/06/16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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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 홈파트너 스토리]
여러분에게 ‘집’은 어떤 의미인가요? 춘천 마을의 현종만 홈파트너는 ‘집’은 ‘소중한 안식처’라고 말합니다. 불안에 떨어야 했던 이전 집을 벗어나 소중한 보금자리를 얻은 현종만 홈파트너와의 소중한 만남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덥지? 뭐라도 좀 마셔! 이거 줄까?”
춘천 명동 시내 한복판에 제법 오래되 보이는 <이레슈퍼>가 있습니다.
춘천 마을에 입주한 현종만 홈파트너의 가게인데요, 어릴 적 슈퍼 주인이 꿈이었다는 그는 제법 멋진 사장님의 모습이었습니다.
그리고 20여년 전 결혼한 아내와 딸 하나, 아들 하나를 둔 네 식구의 든든한 가장이 되어있기도 했습니다.
약 10년 전, 그는 강원도 화천에서 춘천 시내 중심가로 이사를 왔습니다. 어머니와 가족들에게 ‘춘천에서 제일 높은’ 집에 살게 해주려 높은 지대에 있는 아파트를 선택했습니다. 자신의 이름으로 아파트도 생기고, 공무원 수입도 차곡차곡 쌓여가는 터라, 세상 부러울 것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풍요로움도 잠시, 지인의 건축사업에 수천 만원의 비용을 투자한 것이 잘못되어 나락의 물살에 휩쓸리기 시작했습니다. 여유롭던 삶은 사라지고, 빚쟁이들에게 쫓기는 신세가 되었습니다. 믿고 맡겼던 지인은 사업이 잘못되고 나니 잠적을 하였고, 원래 살고 있던 집은 경매에 내몰리게 됐습니다. 자녀들은 한창 예민할 사춘기시절에 어려운 현실을 마주해야 했습니다.
“돈이야 어떻게든 벌 수 있지만, 집이 없으니 모든 걸 잃은 것만 같았어. 맘 편히 누워 쉴 공간이 없으니깐 수 날을 울었지. 정말 힘든 시기가 오니깐, 곁에 남아 있는 사람이 몇 안되더라고.”
한 순간에 집을 잃은 가족들은 가까스로 교회 권사님의 도움을 받아 빈 집에 살게 되었습니다. 중등부 선생님들이 방문해 바람이 새어 들지 않도록 비닐도 쳐주고 연탄도 들여 주었습니다. 참 감사한 시간이었습니다. 도움을 준 분들을 생각하며 힘을 내 좀 더 제대로 된 집을 찾아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이후 정부지원금을 받아 근처 작은 집에 세를 들어 입주했습니다. 하지만 이마저도 내몰릴 위기에 처했습니다. 안정되지 않은 주거가 가족들에겐 늘 불안감을 안겨주었습니다. 부부는 다시금 ‘우리 집’이 마련될 수 있도록 간절히 기도하며 바랐습니다.
입주하기까지의 내용을 담은 글이 교회 발간지에 실렸다.
그러던 중 아내가 꿈을 꿉니다. 꿈의 내용은 ‘천일 후에 하얀 집을 갖게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꿈이지만 현실인 것 마냥 무척 기뻤습니다. 이윽고 아내는 해비타트 춘천 마을에 새로운 입주자를 모집한다는 소식을 접했습니다. ‘혹시 이걸까?’ 싶은 기대감과 설렘으로 곧장 입주를 신청했습니다. 그리고 참 감사하게도 이 가정에게 ‘최종 선정’이라는 행복이 날아왔습니다.
“입주신청부터 이사하는 날까지 천일이 넘게 걸렸어요. 꿈 속에서 나온 음성이 아직도 또렷해요. 정말로 정말로 누군가 우리에게 ‘집’을 선물해 주려 했나봐요.”
아내는 환하게 웃으며 이야기 합니다.
드디어 6월 9일! 기다리던 해비타트 마을 입주 날이 되었습니다. 직접 짐을 쌌다는 부부는 무거운 물건을 옮기면서도 연신 싱글벙글 입니다.
“하루빨리 들어오고 싶었어. 그래서 완공 되자마자 바로 온거야! 하하.”
현 홈파트너는 집안 구석구석을 살펴봅니다. 그리고 이내 나지막한 목소리로 이렇게 전합니다.
“집은 안식처야 안식처… 나는 말이야 나중에 사람들 앞에서 해비타트에 입주하게 된 이야기를 전하는 게 꿈이야. 너무 행복하거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