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비타트현장
국내외 해비타트에서 보내온 현장이야기를 소개합니다.[후원파트너] 아들아, 행복한 어른이 되려면 이것을 기억하렴
- 작성일2014/05/02 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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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겨울>아들아, 행복한 어른이 되려면 이것을 기억하렴
자녀를 행복한 어른으로 성장시키는 ‘해비타트 나눔’ 이야기
키즈빌더 회원인 아들 최지원 군(10세)과 최우성·박선정 부부는 해비타트의 가족회원이다. 건축가가 꿈인 아들이 성공한 어른보다는 행복한 어른이 되길 바란다는 이 부부가 선택한 자녀 행복 비법은 무엇일까? 지금부터 그 이야기가 시작된다.
행복한 아이로의 양육, ‘나눔’이 우선되어야
결혼한지 7년 만에 얻은 아들 지원 군은 두 부부에게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보물입니다. 여느 부모들처럼 아이를 어떻게 키울 것인가 한참 고민했습니다. 정답이 없기에 더 힘든 고민이었습니다. 그렇지만 분명한 건 ‘행복’을 가장 중요한 덕목으로 꼽은 것입니다. “긴 세월 끝에 얻은 아들인 만큼 행복한 아이로 키우자고 약속했어요. 그 행복은 잘 먹고 잘 사는 걸 말하는 게 아니라 가진 것에 만족하면서 나눌 줄 아는 그런 행복을 말하는 것이었어요.” 부부가 선택한 행복의 비법은 바로 ‘나눔’ 입니다. 물질적인 행복엔 한계가 있지만 나눔의 행복엔 큰 기쁨이 있다는 걸 이미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물고기를 잡아 주지 말고 잡는 법을 알려주라 말하는 것처럼 자녀에게 스스로 나눔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부부는 아이에게 나눔의 기회를 제공하였고, 아이가 행복을 느낄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전 연령대에 걸친 해비타트 나눔 프로그램에 매력 느껴
건축가를 꿈꾸는 지원이를 위해선 해비타트 나눔 프로그램이 제격이었습니다. “지원이가 건축가의 꿈을 가진 이유도 있었지만 어린이 키즈빌더를 시작으로 고등학교·대학교 해비타트 동아리 활동 그리고 성인이 된 후의 봉사단 활동까지 성장단계별로 나눔을 익힐 수 있는 프로그램이 마련되어 있다는 게 제일 매력적이었어요.” 부부 모두 평소 해비타트의 비전과 원리에 크게 공감해오던 터라 나눔의 방법 중 하나로 해비타트를 선택했습니다. “누군가의 집을 짓고 고쳐주는 것이 단순한 환경변화를 넘어 자립의 기반을 제공해 주는 것이라 생각했기에 더 특별한 의미로 다가왔어요. 실제로 취약계층 주거개선활동을 가까이서 본 적이 있어요. 천장의 곰팡이와 너덜너덜한 벽지를 보니 얼마나 힘드셨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봉사자들이 일하는 모습을 보며 연신 고맙다고 하시며 웃음을 지으시더라구요. 그때 느꼈죠. ‘아 이게 단순히 환경만 변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삶을 변화시키는 거구나’ 라고 말이에요.” 이런 경험에서일까요? 두 부부 모두 자녀에게 좋은 영향을 주기 위해선 말이나 행동보단 직접 느끼는 게 훨씬 중요하다며 이야기 합니다. 그리곤 이내 자신들도 부모를 통해 깨우친 나눔의 현장을 떠올리기 시작했습니다
나눔은 학습이 아니라 보고 느끼는 체험
13년 전 세상을 떠난 최우성 님의 모친은 살아 생전 그에게 나눔의 가치를 깨닫게 해준 소중한 분입니다. “암으로 투병하셨던 어머니는 당신의 누추함을 남에게 보이기 싫어 빠진 머리카락을 모자로 가린 채 지내며 늘 자신을 관리하던 분이었어요. 몸이 편찮다 보니 창문 안에서 바깥 세상을 바라 보기만 하셨는데 어느 날 어머니께서 얇은 옷을 입은 채 거리 벤치에 누워있던 노숙인을 보시며 말씀하시더라구요.‘저 사람 참 춥겠다-.’라고 말이에요. 그러더니 갑자기 주섬주섬 옷가지를 챙겨서 밖으로 나가시려 하셨어요. 어머니 건강이 염려된 저는 제가 대신 나갈 테니 어머니는 집에 계시라며 극구 말렸지만 어머니께선 되려 저처럼 젊은 사람이 가면 그 사람들이 부담스러워 한다며 직접 거리에 나가 옷가지를 나눠주셨죠. 그때 어머니의 모습이 잊혀지지 않아요. 약한 자신의 모습을 남에게 보여주기 싫어하셨던 분인데 그렇게까지 나서는걸 보니‘나눔’이 무엇인지 다시 생각하게 되더라구요.” 자신이 보고 느꼈던 그 때 그 시절처럼 아들 지원이도 보고 느끼는 나눔의 경험이 생기길 바랬기에 이번 후원은 더 뜻 깊은 결정이었습니다.
아이의 따뜻한 상상력이 세상을 변화시킬 거에요
올해로 열 살이 된 지원 군은 스페인의 위대한 건축가 안토니오 가우디처럼 자신의 철학과 상상력을 품은 건축가가 되는 것이 꿈입니다. “지원이는 집짓기 모형을 사서 조립하는걸 좋아해요. 때론 각 나라마다 다른 집 모양, 집 크기를 보면서 세상이 불공평하다고도 말하기도요 해요. 누군 번지르르한 집에서 살지만 누군 흙으로 만들어져 무너질 위험이 있는 집에 살아야만 하거든요.” 간혹 TV를 통해 집이 없는 친구를 보며 훗날 건축가가 될 자신을 떠올려 본다는 지원이도 따뜻한 상상의 날개를 펼쳐 봅니다. “건축가가 되면 가난한 친구들과 가족들을 위해 집을 지어주고 싶어요. TV 속에서 본 먼 나라 친구들은 작고 초라한 집에서 살고 있었거든요.” 어릴 적부터 부모님을 통해 자연스레 익혀온 나눔의 미덕으로 이웃 친구들을 위한 집을 짓겠다는 지원이 입니다. “집이라는 공간은 가족이 있고 쉼이 있고 회복이 있는 공간이에요. 정말 멋진 건축가는 이런 걸 깨달은 사람이라고 봐요. 지원이가 커서 진짜로 건축가가 된다면 진정으로 그 집에 살게 될 사람을 생각하며 집을 짓는 건축가가 되길 바래요.”그들의 대화가 이미 세상을 포근하게 감싸고 있는 것만 같았습니다.
최우성 부부가 선택한 행복의 방법, 나눔은 훗날 따뜻한 건축가가 될 지원이의 소중한 자산이 될 것입니다. 더불어 해비타트도 지원이를 비롯한 세상의 모든 아이들을 응원합니다. ‘아들아, 행복한 아이, 행복한 어른으로 자라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