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비타트현장
국내외 해비타트에서 보내온 현장이야기를 소개합니다.[홈파트너] 내가 만들어 나가는 살기좋은 동네
- 작성일2014/03/24 10:04
- 조회 10,978
희망의 파수꾼,
내가 만들어 나가는 살기 좋은 동네
천안 희망의 마을에 사는 박노환 홈파트너는 마을의 안전을 지키는
자율방범대원입니다. 고된 회사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면 식사비,
운영비 한 푼 지원되지 않는 방범활동에 돌입해야 합니다.
하지만 매일 밤 112세대의 창 밖에 새어 나오는 불빛을 보면
나의 가족만큼이나 내 이웃의 보금자리도 참 소중하다는 생각에 하나도
힘든 줄 모릅니다. 그는 오늘도 어김없이 정복을 갖추고 마을을 둘러봅니다.
그리고 마을이 안전하게 잠든 후에야 비로소 잠을 청합니다.
1막. 보금자리를 잃을 위기에 처하다
박노환 홈파트너는 아내와 네 명의 자녀를 둔 여섯 식구의 가장입니다.
금쪽같은 자녀들과 작지만 소중한 집에서 오손도손 모여 지내던
재미에 살던 그는, 지인의 요청으로 서준 보증이 잘못되며 한때 집을
잃을 뻔한 위기에 처하기도 하였습니다.
때론 쥐가 나오기도 하고 화장실도 밖에 있는 작은 시골집이었지만
그와 그의 가족에겐 더없이 소중한 공간이었습니다.
“집이 낡아 불편한 점이 많았지만 우리 여섯 식구가 한 데 모일 수 있는
유일한 공간이라 쫓겨날 상황이 닥치니 너무 두려웠습니다.”
가장인 그의 어깨는 한없이 무거워지기만 했습니다. 한숨만 내쉬길
수 차례, 낙담하던 그에게 뜻밖의 소식이 들려옵니다.
제2막. 희망을 선물 받다
‘희망의 마을로의 입주’.
그는 우연한 기회로 해비타트 입주자 모집 광고를 접하게 됩니다.
“참 신기했어요. 입주 요건을 보니 딱 우리 가족이더라구요.
처음엔 진짜인가 싶어 아는 분께 거듭 여쭤봤어요.
그리고 주저 없이 입주 신청을 했죠.”
해비타트는 그에게 사라져가던 ‘희망’을 선물해 주었습니다.
우리 가정을 지켜줄 ‘집’이 생긴다는 것, 그리고 어떠한 경우에서도
사라지지 않을 ‘내 집’이 생긴다는 것,
그것은 생각만으로도 가슴이 벅차 오르는 감격이었습니다.
어느덧 입주한 지 5년 차,
집이 생기니 이젠 주변을 돌아볼 여유도 생겼습니다.
가족과 이웃 그리고 마을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고민해봅니다.
그리고 이내 마을을 지키는 수호천사가 되어보자고 결심합니다.
제3막. 마을이 잠들고 비로소 잠을 청한다
그는 희망의 마을에 위치한 천안 목천읍 자율방범대 문을 두드렸습니다.
누구의 권유도 없이 스스로 마을을 지켜보고자 찾았습니다.
“우리 가족과 이웃 가족이 소중한 만큼 우리 모두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해보고 싶었어요. 안 그래도 이전에 살던 마을에서 자율방범대원을
한 경험이 있었기에 문득 이거다! 싶었던 거죠.”
박 홈파트너가 네 명의 딸을 가진 딸부자인 것처럼 희망의 마을엔 유독
다복한 가정이 많습니다.
“내 딸만큼이나 이웃집 자녀들도 소중하다 보니 이 아이들을 지켜야겠단
생각이 들었어요. 청년시절에 경찰관이 되는 게 꿈이었는데 그것도 적잖이
영향을 미친 것 같아요.”
그는 지난 2013년 1월 취임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방범대원으로의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방범대원의 역할은 ‘예방’을 한다는 거에요.
기본적으로 밤 9시부터 12시까지 마을을 순찰하며 늦은 밤 귀가하는
주민들에게 위협이 될 만한 요소가 없는지 확인해요.
늦은 밤거리를 서성이는 청소년들을 보면 조속히 귀가할 수 있도록
독려하죠. 또 아직 준비단계이긴 하지만 자녀들을 위한 ‘안심귀가서비스’도
예정에 있어요. 늦은 밤 귀가하는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집까지 안심 귀가시켜
주는 건데 부모도 자녀도 안심할 수 있어 참 좋은 제도가 될 거라 생각해요.”
그 외에도 지역을 위한 각종 행사에 참여하며 지역주민으로써의 역할에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많은 활동을 하지만 전혀 힘들지 않아요.
지역 내 사건사고가 없다는 것에 가장 큰 보람을 느끼거든요.
다른 마을은 수시로 사건사고가 보도 되서 주민들이 불안해 하는
경우가 많아요. 그렇지만 우리 마을엔 아직까지 그런 보도를 들어본
적이 없어요. 자율방범활동에 보람을 느낍니다.”
직장과 방범대를 오가며 하루 24시간을 꽉 차게 사는 그는
수호천사의 삶이 뿌듯하기만 합니다.
지역 곳곳을 누비며 행복한 방범활동을 펼치는 박 홈파트너의
훈훈한 마음씨가 전해져 옵니다.
그리고 언제, 어디서든 든든하게 마을을 지키는 그에게 따뜻한
응원의 박수를 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