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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비타트가 주목하는 이슈를 소개합니다.지속가능한 도시재생을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일
- 작성일2018/04/13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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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재생에 대해 들어보셨나요?
서울시가 정의하는 도시재생은 다음과 같다. 도시재생이란 인구의 감소, 산업구조의 변화에서 파생되는 도시의 무분별한 확장, 주거환경의 노후화 등으로 쇠퇴하는 도시 자체가 지니고 있는 지역 역량을 강화하는 문제라든가 새로운 기능을 도입하거나 아니면 기능을 창출하는 한편 지역자원을 최대한 극대화하여 경제적, 사회적, 물리적, 환경적으로 크게 탈바꿈시키는 것을 말한다.
기존의 재개발·재건축과 비교해보면 도시재생을 좀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재개발·재건축은 물리적 환경개선에 초점을 둔 사업이며 전면철거 뒤 신속하게 주택을 공급하는 획일화된 방식으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해당 지역은 고유의 특색을 잃고, 기존에 살고 있던 주민 대다수가 그곳을 떠나게 되면서 공동체 관계망이 해체되는 경우가 많았다.
반면 도시재생은 물리적 시설보다는 사람에 초점을 맞춘다. 도시 경제 활성화 등을 고려하지 않는다는 의미가 아니다. 다만 기존 거주자의 지속적 생활여건을 보장하고 해당 지역의 공동체 형성 및 회복을 더 중요하게 다루는 사업이다.
유명한 도시재생 사례: 이화벽화마을
서울시 종로구 이화동의 이화벽화마을은 2006년 정부의 도시재생사업의 하나로 생겨났다. 화가 한젬마 씨 등 68명의 예술가가 ‘낙산 공공미술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동네 곳곳이 벽화로 채워졌다.
이렇듯 낙산 공공미술 프로젝트는 정부와 예술인이 함께 주관했다. 소외지역 주민들과 미술을 공유하면서 마을 분위기를 바꾸겠다는 취지를 가진 사업이었다. 소외지역의 생활개선과 문화 소외지역이 문화관광지로서 발전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데 큰 목적을 두었다.
이화벽화마을은 동네의 기존 모습을 지키면서 지역의 예술인과 대학생들이 마을의 이미지를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점에서 도시재생사례 가운데 우수사례로 뽑혔다. 하지만 벽화마을을 보는 주민들의 시선이 마냥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이화동의 달동네 마을이 벽화마을로 탈바꿈한 뒤, 실제로 이화 벽화마을을 방문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서울 근교는 물론 지방과 외국인 관광객들까지 이화벽화마을을 찾았다. 여기서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했다.
“조용한 거주지 돌려달라” 훼손된 벽화
벽화마을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자, 쓰레기 투척과 소음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다. 2월 11일 찾은 벽화마을의 계단 옆 건물 벽면에 붉은색 페인트 글씨가 등장한 것이다. “주거지에 관광지가 웬 말이냐, 주민들도 편히 쉬고 싶다”. 밤낮없이 들리는 소음과 쌓여가는 쓰레기가 벽화마을의 존립 자체를 위협하는 요인으로 보는 주민들이 생겨났다. 실제 마을 주민 3명이 지난 2016년 4월 15일, 이화마을을 대표하는 해바라기 계단과 잉어 벽화를 없애 버렸다.
이익은 한 쪽으로…
또한 문화관광지로 탈바꿈한 벽화마을에서 주민들이 얻는 이익이 미미하다는 문제점도 지적됐다. 벽화마을의 수익은 주민 소수에게 집중되어있다. 종로구청에 따르면, 이 지역에는 상인과 주민을 포함해 140여 가구가 살고 있는데 상인을 제외한 일반 주민은 전체 가구의 70%로 추산된다. 다시 말해서 관광객이 많이 몰려와도 30%의 상인들을 제외하고는 일반 주민이 관광객으로부터 얻는 금전적인 혜택은 없다는 얘기다.
벽화마을, 지속적으로 괜찮을까?
더구나 이곳 상점들이 방문객들의 마음을 사로잡기에는 역량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많다. 부산에서 온 한 방문객은 “노점상이나 먹거리를 판매하는 곳들이 부족하고 주민들이 비호의적인 것 같다”고 말한다. 벽화마을 주민들도 “동네에 있는 가게는 관광객보다는 거의 주민들이 많이 이용한다”고 말한다. 관광객의 말을 대변하기라도 하듯, 2월 11일 찾은 벽화마을에서 길거리 노점상은 하나도 찾아볼 수 없었다. 몇 개의 카페와 마트가 있을 뿐, 이화마을만의 특성을 가진 상점은 없었다.
벽화 노후화에 대한 대비도 불확실하다. 시간이 지날수록 벽화의 페인트는 벗겨지고 때가 타기 마련이다. 그런 벽화는 나중에 흉물이 되고 만다. 이를 처리할 방법이 없다면 ‘벽화마을’은 ‘퇴화마을’로 바뀔 것이다. 문제 해결을 위한 대책이 앞으로 세워지지 않는다면 벽화마을은 결국 벗겨진 벽화처럼 지워지고 말 것이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
부산 감천문화마을의 사례가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본다. 감천문화마을은 이화벽화마을과 무척 비슷한 과정을 거쳐왔다. 도시재생의 성공적인 사례로 불리는 부산 감천문화마을은 과거, 6·25 피란민의 정착 마을이었다. 2009년 미술프로젝트가 시작되며 골목 곳곳에 벽화가 그려지고 조형물이 생기면서 이를 구경하러 온 관광객들도 점차 늘어 2015년에는 138만 명의 관광객이 이 마을을 다녀갔다.
이곳 역시 몇몇 인기 있는 조형물, 그림 주변의 집들은 관광객의 소음과 촬영으로 사생활이 침해되는 부작용을 낳았으며, 관광객이 지나치게 몰려들어 주민들이 주차난을 겪는 등 주민들의 주거권이 크게 침해당하는 결과를 빚었다.
하지만 해당 문제를 방치했던 이화벽화마을과 달리 감천문화마을에서는 지역주민의 불만을 반영해 주민협의회를 운영하여 마을기업에서 벌어들이는 수익금을 피해주민의 집을 수리하는데 지원하면서 지역 경로당 비품 구매, 노인이불빨래 봉사 등 지역주민의 복지에 썼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해당 지역의 거주민과 상인들의 상충하는 이해관계를 조정해 갈등을 최소화하였다. 또한 갈등을 새로운 관계형성의 계기로 이용해 오히려 지역 공동체 활성화를 이루어 내기도 했다.
글을 마치며
도시재생 취재를 진행한 3조는 도시재생이라는 생소하고 어려운 개념을 벽화마을이라는 친숙한 소재를 통해 전달하려 했다.
이화벽화마을의 경우 초창기에는 많은 사람의 관심을 받게 되며 지역경제 활성화가 이루어져 성공적인 도시재생사례로 평가되었다. 하지만 관광객의 증가와 무분별한 이용으로 인한 지역주민의 거주권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문제점을 낳았다. 지역주민의 불만이 극에 달하였던 2016년에는 벽화마을을 반대하는 몇몇 주민들이 꽃, 물고기 계단에 페인트를 덧그려서 작품들을 훼손하는 사태에 이르렀다. 작품 훼손으로 인해 이화벽화마을을 찾는 관광객이 줄어들자 지역경제는 다시금 침체되었으며, 상인과 거주민 간의 골은 더욱 깊어지게 되었다.
이처럼 도시재생은 마을주민과 함께하는 공동체사업과도 같기 때문에 지역 내의 특정 집단에게만 지역 활성화의 이익과 혜택이 주어져서는 안 된다. 이화벽화마을과 비슷한 처지의 감천벽화마을이 지금도 아름다운 벽화를 통해 지역 활성화를 이루고 유지하고 있다는 사실에서 우리는 도시재생을 통한 혜택이 해당 지역 주민 모두에게 돌아가는 선순환을 만들어내야 한다.
글·사진 해비타트 기자단 2기 3조 임동희·김승원·방가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