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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식 해비타트가 전하는 희망의 이야기

    이슈

    해비타트가 주목하는 이슈를 소개합니다.
    삶과 건축에 대한 풍부한 생각을 담고 있는 여름별장
    • 작성일2017/03/08 19:03
    • 조회 2,089

    이곳에서 한 순간을 살아낸 주인공은 결코 그 기억을 잊을 수 없을 것입니다.

    [서평 여름은 오래 그곳에 남아]

     

    해비타트 기자단 이수민

     

    주인공 사카니시는 대학을 졸업하고 무라이 슌수케 선생님이 운영하는 무라이 설계 사무소에 들어갑니다. 그리고 그 해 맞이한 여름에서 사카니시는 가루이자와의 여름 별장으로 처음 가보게 됩니다. 7월 말부터 9월 중순까지 무라이 설계 사무소는 아오쿠리 마을에 있는 여름 별장으로 옮겨가기 때문입니다. 이야기는 사카니시가 회상하듯 적은 1982년 그 때의 여름을 담담하게 그려내고 있습니다


     

    여름은 오래 그곳에 남아는 일본 현대건축사의 두 거장인 요시무라 준조와 단게 겐조의 에피소드를 담고 있습니다

    특히 무라이 선생님은 요시무라 준조를 모델로 삼은 듯 비슷합니다.

    요시무라 준조가 가루이자와에 지은 숲 속의 집’(위 사진), 여름 별장의 모델로 추측됩니다.

     

     

    자네한테는 첫 여름이지만, 사무소로서는 이 여름이 분명한 분수령이 될 거야.”

    그 동안 채용이 없던 설계 사무소에 사카니시가 들어갈 수 있었던 이유는 사무소가 국립 현대 도서관 입찰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여름 별장에서 주요 과제는 도서관 입찰을 받기 위해 설계를 고민하고 또 고민하는 것이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사카니시는 선생님으로부터 건축의 의미를 배우게 됩니다. 그의 묘사에서 건축은 그 자체로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서 살아가는 사람들과 어우러져 있음을 보여줍니다.

     

     

    여러 상황에 놓이는 것이 인간이니까

    방도 거기에 맞춰 역할을 분담하는 게 좋아.”

     


    집은 준공된 순간 건축가의 손을 떠나

    고객과 시간의 흐름에 그 운명을 내맡기게 된다.”

     


    선생님 건축에 들어서면 아무도 큰 소리를 안 내게 되지.

    마음이 포근해지는 촉감이라든가 부드럽게 들어오는 광선이라든가.

    늘 쓰는 사람이 한참 지나서 겨우 알아챌 수 있는 장치들은 소곤소곤

    작은 목소리로 말을 걸어오는 것이나 같으니까.

    사람 목소리도 거기 맞춰 작아지지.

    교회의 디테일은 하나부터 열까지 중얼거림 같은 것인지도 몰라.

    과연 몇 사람이나 그 중얼거림을 알아차릴까 하는 문제는 있겠지만

    이번 도서관 경합은 작은 목소리로 하다가는 질지도 몰라.”

     





    집은 이용자와 그 시대에 의해 숨결이 부여되고 살아난다고 책에서는 말합니다. 여름은 오래 그곳에 남아를 다 읽은 후, 문득 작년 겨울 해비타트 기자단으로 캄보디아 외국인 근로자 쉼터에 취재를 다녀왔을 때가 생각났습니다. 근로자 분들과 인터뷰하면서 그들에게 쉼터는 단순한 물리적인 공간을 넘어 낯선 타지에서 일한 후 지친 몸을 쉴 수 있는 안식의 공간이라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런 마음을 잘 아는 한국해비타트는 캄보디아 근로자 쉼터를 더욱 안락한 공간으로 만들기 위해 따뜻한 물이 나오는 샤워실, 찬바람을 막아주는 이중창 등 쉼터 고치기 사업을 진행했습니다. 또한 한국해비타트 봉사자들이 직접 방문해 쉼터를 위한 가구를 만들기도 했는데, 그 모습을 보고 참 행복해하던 캄보디아 근로자 분들의 표정이 아직도 기억에 남습니다.

     

    이렇듯 여름은 오래 그곳에 남아의 무라이 슌수케 선생님이 강조한 건축 철학과 해비타트의 가치는 꽤 닮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거주자에게 행복을 안겨주는 설계와 건축이라는 점에서 말이죠. 누군가의 삶을 건강하게 변화시키는 한국해비타트의 기자단이 되어 뜻깊은 현장 취재도 하고 따뜻한 책도 소개할 수 있어 무척 감사함을 느낍니다.



    여름은 오래 그곳에 남아표지(), 저자 마쓰이에 마사시(), 출판사 비채, 발매일 2016.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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