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해비타트와 함께한 이들의 후기 인터뷰, 지금 만나보세요.지속적인 봉사가 사회를 변화시킨다는 믿음으로 스스로와의 약속을 지켜나가는 자원봉사자
- 작성일2018/02/28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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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94세가 된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은 아직까지 손에서 망치를 내려놓지 않은 명실상부한 해비타트 최고령 봉사자입니다. 그리고 여기 한국해비타트에도 환갑을 바라보는 나이에 왕성한 활동을 보여주는 봉사자가 있습니다.
1997년 한국해비타트 전남동부현장에서 처음 시작해 20년 동안 꾸준히 봉사해온 신동주(58)씨입니다. 2001년 지미카터워크프로젝트에도 참여한 이력이 있는 그에게 17년 전의 기억과 봉사에 대한 특별한 철학을 들어보려고 합니다.
(2013년 춘천 집짓기 현장)
17년 전 지미카터워크프로젝트가 기억나시나요?
세계 각국에서 많은 봉사자가 모여 즐겁게 일했던 게 기억나네요. 한국은 주로 대학생들이 많이 참여했는데 외국은 오히려 중년들이 많이 참여했더라고요. 특히 그중 한 미국인이 17년째 봉사를 하고 있다는 말에 깜짝 놀랐어요. 지미카터워크프로젝트를 한국에서 한다는 이유만으로 먼 타국까지 와 여유롭게 봉사하는 모습을 보면서 ‘나도 저 사람처럼 17년 동안 봉사하자”고 스스로 약속을 했습니다.
매년 다른 현장에서 봉사했는데 가장 기억에 남는 현장은 어딘가요?
2002년 8월 30일 태풍 루사가 제 고향인 강릉을 덮쳤습니다. 수해로 인해 집을 잃은 사람들을 보고 강릉시청과 한국해비타트에 연락한 뒤 이들을 위한 집을 짓기 위해 엄청 뛰어다녔습니다. 그때 한국해비타트에서 많이 도와줬습니다. 저도 나름대로 강릉시와 지자체 등을 쫓아다니고 지인들에게도 도움을 요청하면서 수해복구를 위해 엄청 노력했습니다. 그때 19가구의 집을 지었는데 그게 가장 많이 생각나네요. 아무래도 제가 프로젝트 처음부터 참여했기 때문에 그런 것 같습니다.
(2010년 양평 집짓기 현장)
특별히 봉사에 대한 개인적인 철학이 있으신가요?
집이야말로 인간이 당연히 누려야 하는 기본권인데, 한국에서는 집 한 채 장만하는 게 평생이 걸릴 만큼 어려운 일이라 안타깝습니다. 본인의 힘만으로 어려울 때 옆의 누군가가 도와줘서 그 사람의 평생소원을 이루는 큰 기쁨을 주는 해비타트 운동이야말로 정말 가치 있는 봉사 활동이라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제가 다니는 회사(라파즈한라시멘트)가 우연히 한국해비타트의 후원사가 되면서 사회공헌 차원으로 임직원 봉사를 참여하게 됐고, 매년 여름에는 직원들이나 가족들과 함께 꾸준히 봉사하고 있습니다.
(2011년 양평 집짓기 현장에서 가족과 함께)
해외 봉사도 매년 하고 계시는가요?
한국해비타트의 소개를 받아서 2003년 필리핀 인당 까비타라는 마을에 봉사를 다녀왔었습니다. 봉사는 지속적으로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헌정식 날 ‘내년에 다시 오겠다’고 그 마을 사람들에게 약속했지요. 그런데 마을 사람들이 제 말을 믿지 않더라고요.
저는 마을 사람들에게 내년에 다시 오겠다고 약속했기 때문에, 따로 지인들과 봉사단을 만들어서 찾아갔습니다. 그때 이후로 지금까지 매년 그 마을을 찾아가서 봉사하고 있습니다. 2007년에는 마을이 거의 완공돼서 제 고향 마을 이름을 따 ‘솔향 강릉 마을’이라고 이름 지었습니다. 주거환경을 개선한 후에는 도로포장도 하고 어린 학생들을 위한 강의실을 만들어 컴퓨터 100대 정도를 보낼 예정입니다. 그 마을 사람들이 자립해 삶의 질이 향상되도록 여러모로 노력하고 있습니다.
2012년에는 필리핀 까비타 주에서 주는 제1호 명예 시민증을 받았습니다. 인당 시장이 한국해비타트에서 시작한 프로젝트를 봉사자들이 꾸준히 발전시킨 필리핀에서 가장 성공한 해비타트 마을이라고 칭찬해줬습니다.
(신동주씨가 나눔운동본부로부터 보건복지부 행복나눔상을 받고 있다)
신동주씨는 지난 2014년 한국해비타트의 추천으로 나눔운동본부에 주최하는 2014년 보건복지부 행복나눔상에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당시 그는 “자원봉사자가 받을 수 있는 큰 상을 받게 되어 너무나 기쁘고 그동안의 시간이 열매를 맺는 느낌”이라고 소감을 전했습니다. 또 겸손한 모습으로 “기회를 준 해비타트에 오히려 감사하다”며 “봉사는 남에게 좋은 일이 아니라 본인에게 행복한 일이기에 지치는 줄 모르고 지금까지 해 왔다”고 전하기도 했습니다.
다양한 봉사를 생활 속에서 실천하는 행복전도사 신동주씨, 올해도 한국해비타트 현장 어디에선가 만날 것을 기대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