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해비타트와 함께한 이들의 후기 인터뷰, 지금 만나보세요.작은 헬멧으로 나눈 큰 사랑
- 작성일2018/02/14 10:07
- 조회 2,264
승일실업 임직원 헬멧모금함 기부이야기
나눔을 하겠노라 다짐하긴 쉬워도 막상 실천하려면 굳은 결심과 노력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해마다 연말이면 나눔을 실천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건설회사 ㈜승일실업(회장 김재웅) 임직원들입니다.
승일실업 임직원 45명은 작년 연말, 50개나 되는 ‘헬멧 저금통’을 한국해비타트에 기부했습니다. 저금통은 온기로 꽉 채워져 있었습니다. 전 직원이 어떤 계기로 참여하게 되었는지 듣고자 지난 1월 말 승일실업을 방문했습니다.
승일실업은
아파트 발코니 난간대와 계단 난간대를 주력으로 생산, 시공하는 전문업체입니다. 사무실은 서울 금천구에, 공장은 천안에 있습니다. 설립된 지 20년이 된 이 회사 제품은 점유율 50%에 달할 만큼 국내 시장에서 돋보적인 자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헬멧 저금통은 해비타트의 봉사현장에서 볼 수 있는 헬멧 모양을 본 따 만든 주먹 만 한 크기의 저금통입니다. 작을 것 같지만 ‘땡그랑 한 푼, 땡그랑 두 푼’ 노래처럼 동전을 집어 넣다보면 제법 묵직한 무게가 느껴질 때가옵니다. 처음에 이들은 각자 이름을 새긴 헬멧 저금통을 하나씩 나눠가졌고, 그 속에 귀중한 동전을 한 개씩 모으기 시작했습니다. 45명이 모두 50개의 저금통에 모은 저금 액은 49만 원에 이르렀습니다.
경영지원팀 유현숙 차장은 “회사 전체가 공유하는 ‘책임과 소통’이라는 비전 덕분에 전 직원이 참여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합니다.
“‘기빙서클(Giving Circle)’이란 단어를 알게 됐어요. 내가 다른 사람들에게 베푼 나눔이 돌고 돌아서 결국은 나에게로 다시 돌아온다는 선순환의 의미죠. 이 단어를 알게 된 뒤로 저도 우리 사회에 기부 문화가 정착되길 바라는 마음이 들었어요. 마침 본부장님이 먼저 직원들에게 모금 캠페인을 제안하셨어요.”
유현숙 차장은 동료들에게 기빙서클의 의미에 대해 전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의미대로 나눔이 시작되면 결국 서로 가치 있는 것들을 주고받게 되는 데까지 이를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덕분에 직원들도 작은 정성을 쌓는 마음으로 선뜻 동참했습니다.
“저희에게 이번 저금통 기부는 연말을 뜻깊게 보내고자 하는 나름의 방법이었어요. 일정 금액을 모으는 자는 욕심이 아니었기에 ‘얼마 이상의 액수를 기부하자’는 말은 전혀 없었어요.”
금액에 대한 부담감이 없어서인지 직원들은 즐거운 마음으로 기부에 동참했고, 드디어 기부단체를 직접 찾아 후원하는 데까지 이르렀습니다.
“혼자서라면 어려웠을 거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직원들이 함께한다는 생각에 적극 참여할 수 있었죠.” 공사본부 장민재 주임은 ‘한국해비타트의 주거복지 사업과 재정의 투명성에 대한 신뢰도’ 덕분에 이번 모금이 가능했다고 말합니다.
“건설 회사라는 우리 회사의 특성과 해비타트가 하는 주거복지 개념이 비슷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인터넷을 통해 한국해비타트에 대해 알아보았더니 집짓기 봉사의 클 뿐 아니라 단체 운영도 아주 훌륭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아마 우리 직원들도 이런 해비타트를 믿었기 때문에 적극 참여했을 것입니다.”
헬멧 모금함을 기부한 이래, 직원들은 서로 나눔에 대한 생각과 목표를 공유하게 되었습니다. 힌극해비타트 건축봉사에 참여하자고 다짐하며 회사 밖 이웃들과의 소통도 꿈꾸기 시작했습니다.
“기부한다는 것이 처음엔 좀 멋쩍고 부담이 될 수도 있었다고 느꼈습니다. 적은 규모지만 한 번 시작해보니까 보람 같은걸 느꼈고, 그 다음부터는 달라지기 시작하더라고요.”
그는 더 많은 사람들이 도전적으로 기부를 시작하길 바란다고 덧붙였습니다. 나눔을 해야겠노라 생각은 하면서 실천에 옮기지 못하는 우리들의 모습을 이미 다 알고 있는 듯 말입니다.
작은 나눔부터 차근차근 시작해보는 건 어떨까요. 우선 주변에 있는 종이컵 하나라도 작은 모금함 삼아 ‘티끌 모아 태산’ 한 번 시작해 볼까요?
글 해비타트 기자단 2기 정재인, 박영선
사진 해비타트 기자단 2기 김동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