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해비타트와 함께한 이들의 후기 인터뷰, 지금 만나보세요.‘내’ 손으로 ‘우리’의 희망을 만들어요
- 작성일2018/01/24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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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 예비입주가정 인터뷰
“가정을 꾸리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은 가족이 함께 있는 시간이었어요. 경제적으로 조금 부족하더라도 아이들의 유년기를 함께 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10월 한국해비타트 강원도 춘천지회 입주가정으로 선정된 홍성표(36세)·김보람(36세) 부부. 가정에 대한 이 부부의 비전은 아주 뚜렷했다.
“한때는 돈을 더 벌기 위해 아이들을 부모님 손에 맡기기도 했는데, 해비타트 입주지원서를 쓰면서 반성하게 됐어요. 최대한 우리 손으로 아이들을 키우자고 다짐하면서 서로의 근무시간을 맞춰가며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고 싶습니다.” 남들이 돈을 선택할 때, 이 부부는 돈과 바꿀 수 없는 따뜻한 가족애를 원했다. 추운 날씨임에도 이 가정에는 따뜻한 온기가 가득했다.
*땀의 분담 : 해비타트 입주가정이 되기 위해서는 ‘땀의 분담’에 참여해야 한다. 땀의 분담이란 자신의 집 및 이웃의 집을 짓는 일에 일정 시간 이상 참여하는 것을 말한다. 참여 형태는 공사현장에서의 노동뿐 아니라 기타 행정, 모금, 홍보 관련 활동 그리고 해비타트의 목적에 부합되는 교육 참가 등이 있다.
보통 입주가정의 경우 주말을 이용해 땀의 분담에 참여하는데, 홍성표·김보람 부부는 약 한 달 정도를 통째로 휴가를 내서 땀의 분담에 참여하고 있다. 춘천지회 국장님은 “대충 시간을 채우고 가시는 분들도 있는데 두 부부는 땀과 시간을 투자해 정말 열심히 일하는 성실한 분들”이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으셨다.
Q. 가장 힘들었을 때는 언제였고, 어떻게 극복하셨나요?
30살에 결혼했을 땐 흙수저였어요. 부모님 도움 없이 결혼하다 보니 이상적인 부분을 현실로 가져오는 데 많은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그중에서도 집에 대한 어려움이 가장 컸습니다. 결혼하기 전까지만 해도 주거비를 내본 적이 없어서 몰랐는데, 결혼을 해보니 주거비가 식비나 의류비보다 훨씬 많이 들어가고 제일 중요하더라고요.
경제적으로 힘들었지만, 가족을 먼저 생각하자는 두 사람의 가치관이 버팀목이 됐던 것 같아요. 거기에는 종교 영향도 컸어요. 처음부터 돈 걱정 없이 결혼할 수 있었던 것도 믿음 때문이었으니까요. 물론 그 과정에서 수없이 흔들렸지만, 함께 노력하며 가치관을 지켜왔습니다.
Q. 전에 살던 집에서 힘들었던 점은?
20년 넘은 15평 아파트에서 신혼생활을 시작했어요. 하지만 대출이자가 너무 비쌌습니다. 이자를 갚기 위해서 더 많이 일해야 했기 때문에 가족이 함께 보내는 시간은 포기해야만 했어요. 운 좋게 임대아파트로 이사할 기회를 얻었습니다. 가격은 비교적 저렴했지만, 사는 동안 임대료를 계속 내야 했기 때문에 우리 집이라는 느낌이 없었어요.
안정감이 없으니까 마음 한구석이 늘 불안했습니다. 환경적으로는 복도식 아파트라 단열이 거의 되지 않았고 층간소음 문제도 있었고 여러모로 아파트라는 곳이 아이들에게 굉장히 닫혀있는 환경이라고 생각했어요. 점점 아이들이 자라면서 공간을 분리해야 할 필요성을 느꼈습니다.
Q. 한 달 휴가까지 내서 땀의 분담에 참여한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규칙대로 하는 걸 좋아하는 성격 탓도 있는 것 같아요. 끝까지 미루다가 뒤늦게 수습하는 것을 싫어하는 성격이거든요. 땀의 분담에 참여해보니까 추운 겨울에는 봉사자들 방문도 적고, 일손이 가장 필요한 시기인 것 같아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현장에서 어떻게 지어지는지 설명을 듣고 직접 지어보니까 내 집에 대한 애착과 자부심이 더 생깁니다.
땀의 분담에 참여하며 집에 대한 구체적인 이야기를 들었는데요, 전문가들이 입주세대를 배려해서 집을 짓는다는 걸 느꼈어요. 예를 들어 단열이나 층간소음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설계되고, 목조 등 안전한 재료들로 집이 지어진다고 해요. 아이들이 아토피가 있는데 안심이 돼요.
Q. 해비타트를 알게 된 이후 봉사에 대한 가치관이 바뀌었나요?
지금까지는 내 가정이 최우선이었기 때문에 이웃에게 관심이 부족했었던 것 같아요. 하지만 땀의 분담을 통해 이웃의 집을 짓게 되고, 반대로 우리 집도 이웃의 도움으로 지어진다고 생각하니 감사한 마음이 들었어요.
요즘은 이웃에 누가 사는지도 잘 모르는 게 현실인데, 함께 입주할 이웃들과 미리 모임 등 주기적인 만남을 갖고 얘기를 나누면서 공동체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보게 됐어요. 체육을 전공했는데 기회가 된다면 재능기부를 통해 이웃과 나누고 싶어요.
Q. 새집에서 꿈이 있다면?
우리 부부는 ‘드림보드’라고 해서 바라는 꿈들을 보드에 적어왔는데, 신기하게도 그동안 적은 것들이 다 이뤄졌어요. 새로 이사할 집에서도 드림보드를 만들 거예요. 새로운 시작이기 때문에 그곳에 새로운 꿈들을 채우고 이루어나가고 싶어요. 전과 다르다면 이제는 딸(6세)과 아들(3세)이 함께 할 거라는 거예요. 아이들이 보드에 적은 꿈을 존중해주고 그 꿈을 키워나가도록 도와주고 싶어요.
그리고 아파트에서 할 수 없었던 경험을 하고 싶어요. 마당에서 뛰어놀고 텃밭에 식물도 심고요. 그리고 점점 커가는 아이들에게 독립된 공간이 필요했는데, 이제 이사 가는 새집이 방이 3개라 아이들 각자 방을 주게 되어 너무 기쁘네요. 아마 아이들에게는 가장 좋은 선물이 되겠죠!
Q. 나에게 해비타트란?
주거안정을 위한 여러 정책이 있는데, 그것을 ‘연명’이라고 하면 해비타트는 한 가정을 ‘자립’하게 하는 것 같아요. 그런 면에서 해비타트는 ‘가정의 든든한 지원군’이라고 생각해요. 또 해비타트를 통해 집의 가치와 가정의 의미, 공동체의 의미까지 새롭게 생각하게 된 것 같아요.
사진·글 해비타트 기자단 1기 권유정, 김지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