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해비타트와 함께한 이들의 후기 인터뷰, 지금 만나보세요.스타강사의 나눔 이야기
- 작성일2017/12/04 15:12
- 조회 2,551
캠페인 <집으로 가는 길, 0815> 박선우 후원자 인터뷰
“독립운동가 후손을 돕는 캠페인이 있다고요. 기부하고 싶습니다.”
한국해비타트 사무실에 걸려온 한 통의 전화. 수화기 너머엔 차분하고 부드러운 남성의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40대 초반의 그는 약대, 의대를 준비하는 수험생들에겐 널리 알려진 PEET 생물 과목 1타 강사. 한 마디로 ‘스타 강사’입니다.
*PEET은 (Pharmacy Education Eligibility Test)의 약자로 약학대학입문자격시험을 일컫습니다.
“집 한 채를 지원하고 싶은데, 이 정도면 너무 적지 않을까요.”
웬만한 가정의 도배, 장판을 교체하고도 남을 고액의 후원금을 쾌척하면서도 그는 더 나누지 못해 미안하다고 전해옵니다. 그가 참여한 캠페인은 <집으로 가는 길, 0815>. 한국해비타트가 지난 8월 광복절을 맞아 론칭한 독립운동가 후손 가정 주거지원 캠페인입니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독립운동가 후손 가정에 대한 예우를 갖추겠지만 광복절을 비롯한 국가 기념일 외에는 기억 속에서 사라지는 것이 불편한 현실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광복절로부터 수개월이 지난 11월, 캠페인 <집으로 가는 길, 0815>에 유독 큰 관심을 표현한 데에는 다 이유가 있지 않을까요? 박선우 후원자님과의 만남으로 더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후원자님,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현재 PEET(Pharmacy Education Eligibility Test, 약학대학입문 자격시험) 준비 학원에서 생물을 강의 중인 박선우입니다. 주로 대학생들을 가르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스타강사라는 바쁜 일정 속에 나눔을 실천해 주셨습니다.
특별히 독립운동가 후손을 위한 주거지원 캠페인에 후원한 계기가 있을까요?
얼마 전, 독립운동가 후손들이 대우받지 못하는 삶을 담은 다큐멘터리를 본 적 있습니다. 어떤 프로그램이었는지 정확히 기억나진 않지만, 생각보다 어려운 형편 속에서 살고 있다는 건 명확하게 알 수 있었습니다. 그들을 위한 생계는 물론, 주거 지원이 절실히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던 시간이었다고나 할까요.
문득 프로그램을 시청하고 나자 독립운동가 후손의 삶에 대해 관심이 생겼습니다. 인터넷을 켜고 검색을 해가며 정보를 살폈죠. 그러다 한국해비타트가 진행하는 캠페인 <집으로 가는 길, 0815>을 알게 됐습니다.
관심을 갖기는 쉽지만 기부를 하기 까지엔 특별한 동기가 있었을 거라 생각됩니다.
제가 사회인이 되어 돈을 벌고 쓰는 행위가 결코 당연하지 않음을 알고 있습니다. 나라를 바로 세우기 위해 무고한 희생을 치른 독립 운동가를 비롯, 수많은 선조들 덕분이죠. 얼굴 한 번 보지 않은 다음 세대를 위해 기꺼이 목숨 바쳐 나라를 구한 분들을 생각하며, 저 역시 고민하지 않고 그들의 후손을 돕는데 일조하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영국 같은 선진 국가를 살펴보면 그렇잖습니까. 국가에 지대한 공을 세운 선조들의 노고를 가슴 깊이 기리는 것 태도 말입니다. 작위를 수여하거나, 혜택을 주면서 그 명예로운 유업을 이어가도록 하죠. ‘당신들의 희생은 결코 헛되지 않았다’는 것을 알려줌으로써 선조 본인과 자손들 모두에게 상당히 큰 자부심을 심어주는 것 같습니다. 그런 발걸음에 동참하고 싶었습니다.
사랑의 열매 ‘아너소사이어티’를 비롯해 다양한 기관에 후원 중인 걸로 알고 있습니다. 나눔에 대한 특별한 지론이 있으신가요?
혹시 ‘아이 러브 스쿨’이라는 사이트 아시나요? 2000년대 초반을 휘어잡은 동창 찾기 인터넷 사이트요. 8090세대라면 한 번 즈음 접속해 봤던 곳이죠.
이 사이트를 통해 어릴 적 친구들과 모임을 가진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 한 친구가 이렇게 말하더군요. “우리가 술 한 번 마시는 데에 돈 쓰기는 쉬운데, 그 돈 모아서 기부하긴 참 어렵지 않냐”고요. 기부를 하면 더 의미 있지 않겠냐며 하던 말이 너무 감동적으로 다가왔습니다.
그때부터였을 거예요. 대학시절 과외를 하고 받은 아르바이트 비에서 만 원, 이만 원씩 떼어 기부를 시작했습니다. 취업을 하고 경제 사정이 나아질 때면 조금씩 액수를 늘려나갔습니다. 그게 오늘에까지 이른 것 같습니다.
“‘내가 이만큼 벌면 그때 꼭 기부해야지’가 아니라
나눔에 대한 마음이 생기는 순간, 실천에 옮겨야 해요.
그게 바로 좋은 습관으로 이어지거든요.
- 박선우 후원자 -
나만의 나눔 팁이 있다면요?
결혼도 준비를 다 해서 하려면 못한다는 말 아시죠. 나눔도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일단 시작하고 보면 어떻게든 조금씩 나아갈 수 있는 것 같더라고요. ‘내가 이만큼 많이 벌면 그때 꼭 기부해야지’가 아니라 나눔에 대한 마음이 생기는 순간 실천으로 옮기면 결국 그게 좋은 습관으로 이어지니깐 말입니다.
그래서 저도 마음이 가는 분야에 있어선 망설이지 않고 후원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어린이에게 희망을 주는 일이라면, 소방대원들의 처우를 개선하는 일이라면 그리고 호스피스 환자들을 도울 수 있는 일이라면 아낌없이 나눔을 베풀려고 합니다. 물론, 부담이 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내가 할 수 있는 만큼 말이죠.
‘꾸준히 하다 보면 좋은 습관이 된다’는 말이 인상 깊습니다.
후원자님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합니다.
생물 강의를 진행하다 보면 ‘이타주의’에 대해 공부하는 시간이 있습니다. 이타주의적인 생각과 행동이 이기적 유전자로 인해 나타나는지에 대한 흥미로운 이야기죠.
이와 연관하여 학생들과 함께 ‘이타주의 캠페인’을 열었습니다. ‘다른 사람에게 베푸는 행위가 좋은 기운이 되어 나에게 다시 돌아온다’는 점을 강조하며, 기부에 동참하길 권유한 행동입니다. 분명 이런 긍정적인 기운이 준비 중인 시험에도 좋은 영향으로 되어 돌아올 거라 확신했습니다. 이 캠페인은 저와 학생들이 함께 ‘합격 다짐 글’을 올린 수를 계산해 기부를 하면서 마무리되었습니다.
이렇듯 앞으로도 학생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10년 넘게 강의를 하고 있는데, 발전 없이 타성에 젖지 않고, 학생들에게 누가 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는 사람으로 남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해비타트에 해주고 싶은 당부의 말씀을 부탁드립니다.
종종 좋은 마음으로 결심한 후원금이 정말 알맞은 곳에 잘 쓰이고 있는지 우려될 때가 있습니다. 특히 요즘 뉴스에 나오는 몇몇 안 좋은 사례를 볼 때는 더 그렇죠. 이럴 때일수록 후원자들이 더 믿고 함께할 수 있는 NGO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정말 집 때문에 힘들어하는 이웃을 위해 도움을 주는 해비타트가 되어 주세요.
글·사진 개인후원팀 김수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