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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식 해비타트가 전하는 희망의 이야기

    인터뷰

    해비타트와 함께한 이들의 후기 인터뷰, 지금 만나보세요.
    캄보디아 근로자 쉼터에서 전해온 따뜻한 이야기
    • 작성일2017/01/03 13:39
    • 조회 3,733

    해비타트 기자단 이수민

    사진 해비타트 기자단 나한희

    편집 한국해비타트



    눈이 조금씩 내리던 지난 1223, 경기도 군포의 한 건물에 작은 간판이 새로 걸렸습니다. 알록달록한 테두리에 캄보디아 국기를 배경으로 하는 간판에는 크메르어로 캄보디아 근로자 쉼터라고 적혀있습니다. 새로이 단장한 쉼터의 소박한 집들이에 해비타트 기자단이 함께 했습니다.

    <캄보디아 외국인근로자 쉼터>는 한국에서 일하고 있는 캄보디아 근로자들이 함께 지내는 공간입니다. 2008년 재한 캄보디아 근로자들과 한국인들의 도움을 받아 문을 열었고 캄보디아인 린 샤로 스님이 운영하고 있습니다. 쉼터에 머무는 외국인근로자의 대부분은 이직을 준비하는 사람들입니다. 직장이 있을 때는 회사에서 제공하는 기숙사에 머물거나 주변에 집을 얻어 생활하지만 이직을 준비하는 동안은 지낼 공간을 마련하기 어렵기 때문에 쉼터를 찾아와 숙식을 해결하며 생활합니다.


     


    2016년 현재 약 27만 명의 외국인근로자들이 한국에서 일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이 가운데 대부분이 서울, 경기 지역에 밀집해 있다고 합니다. 린 샤로 스님은 수원, 안산, 인천 등에서 거주하는 캄보디아 근로자들이 몸과 마음을 기댈 수 있는 공간을 최대한 빨리 마련하고자 낡은 건물 3층 사무실 용도의 공간을 빌렸습니다. 그러다 보니 건물 공용 화장실에서 양동이에 물을 받아 샤워를 하고, 시멘트 바닥인 주방에서 음식을 해 먹어야만 했습니다. 불편함이 컸지만 빠듯하게 운영되고 있는 쉼터 형편에 수리는 욕심 낼 수 없었습니다.



    그러던 지난 가을 한국해비타트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외국인근로자들을 위한 지원을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KB국민은행의 나눔활동 지원대상기관으로 캄보디아 근로자 쉼터가 선정된 것입니다. 지난 9월부터 12월까지 한국해비타트는 쉼터를 캄보디아 근로자들의 고된 몸과 맘을 더 포근하게 보듬어 줄 수 있는 곳으로 만들기 위해 화장실과 주방 등을 새로이 단장했습니다. 따뜻한 겨울을 보낼 수 있도록 이중창을 설치하고, 여러 명의 근로자들이 함께 생활에도 불편함이 없도록 세탁실과 수납공간을 마련했습니다.



    쉼터의 특별한 집들이에서는 드나듦이 잦은 이용자들의 개인 소지품을 정돈할 수 있는 개인 수납장을 만들기로 했습니다. 쉼터의 문을 열고 들어가자 조립되지 않은 나무판자들과 그 주위를 분주하게 움직이는 사람들이 보입니다. 저도 잠시 기자가 아닌 봉사자가 되어 가구 만들기에 동참했습니다.

    21조가 되어 가구를 하나씩 만들어 나갔는데, 어느 팀이 더 빨리 가구를 완성하는지 시합도 했습니다. 승리한 팀의 환호와 패배한 팀의 탄식이 들려옵니다. 드릴 소리와 망치 소리 그리고 우리의 열정과 노력이 서서히 공간을 채워갔습니다. 거실을 정리하고 완성된 가구들을 배치하니 뿌듯한 미소가 절로 나왔습니다. 수납공간이 없어서 바닥에 어질러져 있던 물건들을 새수납장에 깔끔하게 정리했습니다. 이제는 더 넓고 깨끗한 공간에서 편하게 생활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가구를 모두 완성하고 린 샤로 스님과 잠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2006년 한국으로 유학을 왔어요. 올해로 10년째 한국에서 살고 있지요. 지금은 동국대학교 사회학과 박사과정을 공부 중이예요. 캄보디아 근로자 쉼터의 시작은 낯설었던 한국에 적응을 마칠 즈음이었어요. 한국 내 캄보디아 근로자들이 언어와 문화적 차이로 힘들게 생활하는 것을 알게 되었고, 이들에게 구체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지원센터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자연스러운 한국어로 인터뷰 내내 기자단을 깜짝 놀라게 하신 린 샤로 스님은 인터뷰를 마칠 즈음, 쉼터가 가진 의미를 이야기해주셨습니다. 쉼터는 캄보디아 근로자들이 서로 소통하고 상호작용하는 공간이에요. 누구나 힘들게 일하고 나면 가장 편안한 곳에서, 편안한 사람들과 시간을 보내고 싶잖아요. 한국에서 일하는 캄보디아 근로자들은 바로 이 곳에서 누구보다 자신을 잘 이해하는 비슷한 환경의 사람들과 모국어로 마음껏 이야기해요. 명절엔 함께 모여 고향의 음식을 먹지요. 그렇게 서로 위로하고 의지하며 내일을 위한 힘을 내는 공간, 바로 그 곳이 이 쉼터에요.”



    얼마 전부터 머물고 있다는 하우 위두 씨에게도 쉼터는 소중한 공간이었습니다. “무엇보다 여기서 가족처럼 터놓고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들을 만나서 제일 좋습니다. 계속해서 이 쉼터가 운영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나눈 이야기가 한국해비타트의 홈페이지를 통해 더 많은 이들에게 알려질 것이라고 하자 린 샤로 스님은 조심스레 자신의 바람을 이야기해주었습니다. 국내에는 열악한 생활·작업환경에서 어렵게 일하는 외국인근로자들이 많아요. 과거에 비하면 많이 좋아지고 있지만 아직은 부족한 부분이 더 많죠. 산업노동자, 농업노동자, 여성노동자 각자 고충을 느끼는 부분도 달라요. 제가 바라는 것은 더 많은 보통의 사람들이 외국인근로자들을 한국인과 다름없는 이웃이자 동료로 인정해주고 관심을 가져주었으면 하는 것이에요.”



    캄보디아 근로자 쉼터의 소박한 집들이는 건물 1층과 현관에 새로 만든 간판을 다는 것으로 마무리되었습니다. 군포가 속한 경기도 지역은 물론 멀리 충청도, 강원도에서 찾아오는 도움이 필요한 근로자들이 쉼터를 좀 더 쉽게 찾아올 수 있었으면 하는 마음을 담은 새 간판입니다. 기자단이 만난 쉼터는 낯선 이국땅의 외국인근로자들에게 화려하지는 않지만 그 어느 곳보다 따뜻하고 안락한 집이었습니다. 그래서였을까요? 추운 날씨였지만 취재를 하면서 마음만은 따뜻한 마치 미리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은 듯 행복한 하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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