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해비타트와 함께한 이들의 후기 인터뷰, 지금 만나보세요.[적정기술/건축가] 충북대학교 이병연 교수
- 작성일2015/07/15 10:57
- 조회 5,192
해비타트가 만난 사람들
충북대학교 이병연 교수님
얼마 전 블로그에 소개해 드렸던 방글라데시 곤드라파 마을 커뮤니티센터가 지어지기까지는 많은 파트너 분들이 함께해 주셨는데요!
특히 이번 프로젝트는 코이카, 한아도시연구소, 한국해비타트와 방글라데시 해비타트
그리고 건축설계를 맡아주신 충북대학교 이병연 교수님의 노력이 어우러져 완성되었습니다.
그 중에서도 항상 즐겁게 프로젝트에 참여해 주셨던 이병연 교수님과 나눈 이야기를 전해드립니다^^
안녕하세요 ^^ 반갑습니다 ㅎ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충북대학교 건축학과에 있는 이병연입니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이번에 방글라데시 커뮤니티센터 프로젝트에 함께해 주셨는데요~ 해비타트와의 인연은 어떻게 시작되었나요?
직접적인 인연은 이번 프로젝트 시작하면서 하나도시연구소로부터 건축 관련된 계획과 시공 자문을 요청받아 연을 맺었습니다. 이전에는 제가 정림건축에서 실무를 했었는데, 정림건축이 한국해비타트 후원기업이어서 익히 들어 알고 있었습니다^^
이전부터 개발도상국의 주거 및 위생환경에 대해 이전에도 관심이 있으셨나요?
저는 개인적으로 미국의 루럴스튜디오를 운영하는 사무엘 막비 교수님을 존경합니다. 루럴스튜디오는 미국의 플로리다 지방의 카트리나의 영향을 받은 저소득 주민들을 위해 재활용 자재로 집을 지어주는 프로젝트를 한 적이 있습니다. 집 한채에 약 200달러 미만의 저렴한 비용으로 학생들과 함께 진행했었는데요.그러한 사례를 보면서 선진국, 개발도상국을 떠나서 주거적인 측면에서 소외된 분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일들이 무엇이 있을까 항상 고민하고 있었습니다.
직접 방글라데시에 방문하셨을 때 가장 개선이 시급하다고 생각했던 부분은 어떤 것이었나요?
방글라데시에 가기 전에, 한국에서 해비타트를 통해 마을에서 제일 필요한 사항들을 전달 받았습니다.화장실과 같은 위생상태와 아이들을 위한 교육환경이 필요하다고 하셨는데요. 곤드라파 마을에 도착했을 때 요청받은 부분들이 한 눈에 느껴졌습니다.바깥에 양철판으로 잡혀있는 위생이 굉장히 열악한 화장실들이 노출되어 있었고, 여성분들이 화장실은커녕 동네 우물터에서 천막 하나 가려놓고 목욕해야 하는 상황을 볼 수 있었습니다.
두 번째는 마을에 도착하자마자 마을에 있는 모든 아이들이 다 나와서 저희를 반겨줬는데요. 저희는 아이들이 반가웠지만 한편으로는 이 친구들이 정규적으로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참 부족하구나 하는 것을 느꼈습니다.
방글라데시 커뮤니티센터 프로젝트를 하시면서 가장 보람있었던 일을 소개해 주세요 ^^
첫 번째로 방글라데시 커뮤니티센터 준공식에 참여했을 때 주민분들이 자발적으로 굉장히 성대한 준공식을 준비해주셨습니다. 마을 주민 한 분 한 분이 저희들을 반겨주셨고 안아주시고, 애들은 항상 옆에 저희들을 따라다녔고 웃고 즐기는 모습들을 곳곳에서 볼 수가 있었습니다. 그게 제일 보람찬 일이었구요. 마을 주민들에게 정말 도움이 좀 될 수 있겠구나 확신을 하게 되어서 좋았습니다.
두 번째로는 제가 코이카 사업들에 대한 평가위원으로 있을 때 현지와의 협업이 잘 이루어지지 않아서 사업이 끝나고 잘 운영되지 못하는 사례들을 많이 볼 수 있었는데요. 그런데 이번 사업은 방글라데시 해비타트가 아주 긴밀하게 협업을 해주셔서 사후운영관리 이런 것까지가 잘 정리될 수 있겠다고 느꼈습니다. 그래서 코이카 사업이 그냥 건물만 지어주는 것이 아니라 문화 교류도 할 수 있겠다 하는 점들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세 번째는 이번 프로젝트에 4학년, 5학년 학생이 함께 참여했다는 점입니다. 학부생으로 실질 프로젝트를 경험해본다고 하는 것은 기회가 굉장히 드문 일인데요. 방글라데시 커뮤니티센터 프로젝트 진행 시 이 친구들하고 계획부터 모니터링까지 함께 참여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그런 점에서 학생을 가르치는 저와 학생들에게는 굉장히 행운이었던 것 같습니다.
완공된 커뮤니티센터를 보면서 어떤 공간이 제일 마음에 드셨나요?
처음에 건축디자인을 두 가지 안으로 준비를 했었는데요. 하나는 중앙에 마당이 마을행사나 아이들이 뛰어놀 수 있는 공간이 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고, 두번째는 마을의 주위 골목길들이 커뮤니티센터 이층으로 연결되는 것이었습니다. 주민들께서는 아무래도 공간들이 잘게 나눠져있는 것 보다 중앙에 마당을 갖는 안을 선호하셔서 1안으로 진행을 하게 되었는데요.
실제로 지어진 커뮤니티센터의 마당은 옆에 있는 사무실에서 문을 다 열어놓고 나면 결혼식과 같은 행사를 할 수 있게 공간이 구성되어 있습니다. 2층을 바라보면 위에서 아이들이 수다를 떨거나 놀고 있는 풍경들도 함께 볼 수 있어서 이 마당에서의 풍경이 굉장히 좋았던 것 같습니다.
커뮤니티센터에는 새로운 기술이 적용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정확히 어떤 기술이고 어떤 계기에서 도입하게 되었는지 알려주세요
커뮤니티센터 건축을 위한 1차 워크샵 때 주민들의 요구가 굉장히 튼튼한 건물을 지어달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거기에 적합하게 해비타트에서 제안한 CIEB블록(압축흙벽돌, Compressed Interlocking Earth Block)을 사용했습니다. 이 벽돌의 재료는 현지에 있는 흙에 시멘트를 10~15% 첨가해서 반죽하고 특수 제작된 기계에 반죽들을 집어넣고 사람 힘으로 이것들을 압착시킵니다. CIEB블록을 건조시킬 때에도 열을 더 가한다거나 하지 않고 자연 건조를 하기 때문에 친환경적인 재료라고 말씀드릴 수 있는데요. 친환경적인 재료임에도 불구하고 강도에서 굉장히 좋은 성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주민들이 원하는 견고한 건물이면서 저희가 추구했던 친환경적인 두 가지 요소를 다 만족시킬 수 있는 재료였습니다.
그리고 부가적으로 따뜻한 감성들을 느낄 수 있도록 지역에서 생산된 나무로 인테리어를 했습니다. 거의 대부분의 문과 채광창들을 만들었는데요. 현지에서는 나무를 제작하는 장인들이 많이 남아있어서 적용할 수 있었습니다. 한국에서 저희가 3차원으로 제작되는 프로세스를 만들어서 보내드리면, 현지 장인들이 제작 가능한지를 테스트 해보고, 다시 저희 쪽에서 디자인을 최종적으로 변경을 하는 과정을 통해 실제 시공 때에 적용할 수가 있었습니다. 그 결과 빛이 잘 들어오는 채광창이지만 강한 햇볕을 차단하면서 바람이 잘 통하는 창호가 되었습니다. 또한 아이들이 놀 수 있는 다락 공간 및 책상, 책장을 대나무로 제작해 내부에서는 따뜻한 감성들이 드러날 수 있도록 노력했습니다.
한국에서도 건축 프로젝트를 많이 하셨을 텐데요~ 해외 사업으로 진행하시면서 어려웠던 점은 무엇인가요?
처음에는 구조체까지도 대나무로 만드는 것으로 생각하고 갔습니다. 현지 분들은 콘크리트와 같은 영구적인 재료를 더 선호하셔서 대나무를 싫어하셨는데요. 디자인 워크샵 등을 통해 대나무의 가능성을 보여드리고 협의해서 잘 진행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또한 아직 현지에 건축행정체계가 완벽하게 갖춰지지 않아서 지적도와 같은 자료들을 확인하기가 힘든 상황이었습니다. 땅이 분할되어있으면 구획들이 잘 나눠져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은 상황이어서 처음 디자인에서 방향이 바뀌어야 하기도 했는데요. 해외 사업시 현지의 행정관청하고 좀더 긴밀하게 교류할 필요가 있겠다 하는 점을 많이 느꼈습니다.
마지막으로 해외사업 또는 해비타트에 관심 있으신 분들께 한마디 해주세요^^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서 처음 해비타트와 해외 사업을 진행했는데요. 다른 코이카 사업들을 평가위원 시 간접적으로 경험했을 때 일회성 기부에 그치는 경우가 많아서 기부를 하고도 저희의 진정성이 잘 받아들여지지 않는 경우들을 많이 보았습니다. 하지만 한국해비타트, 또 현지에 있는 방글라데시 해비타트 사무소와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긴밀하게 협업을 할 수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감히 기술적으로도 새로운 제안들도 가능했었고요. 해외의 일을 도모하신다거나 또는 좋은 일들을 하실 때 그 선의가 조금 오랜 기간 동안 유지될 수 있는 방안으로 해비타트와 함께 하시면 정말로 좋겠다 하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추천 드립니다^^
인터뷰 내용을 영상으로도 만나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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