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해비타트와 함께한 이들의 후기 인터뷰, 지금 만나보세요.가족이 함께 하는 한국해비타트 양평 건축현장
- 작성일2011/08/19 11:02
- 조회 18,232
며칠간의 폭우 끝에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날, 내리쬐는 햇볕도 봉사자들의 분주한 손놀림을 막지는 못했다. 지난 8월 5일 두란노 아버지학교 봉사자들이 구슬땀을 흘린 한국해비타트 양평 송학리 건축현장을 찾아가보았다.
아빠와 함께 하는 사랑의 집짓기
양평 송학리 건축현장에 들어서니 골조작업이 끝난 건물이 한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아직 벽이 만들어지지 않아 비어 있는 공간마다 하나 둘씩 짝지은 사람들이 집을 짓는 데 열중하고 있다. ‘아빠와 함께 하는 사랑의 집짓기’에 참가한 아버지와 아들들이다. 아버지의 회복을 통해 사회를 변화시키고자 1995년 설립된 두란노 아버지학교는 한국해비타트와 ‘가정을 세운다’는 공동목표 아래 2007년부터 해마다 집짓기 봉사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도 어김없이 봉사활동이 진행된 것.
오전 9시에 현장에 모여 집짓기 작업을 위한 오리엔테이션을 받고, 10시부터 실제 작업에 투입된 사람들. 오늘은 지붕 룩아웃, 처마돌림과 블로킹 작업을 하게 된다. 원활한 작업을 위해 이곳저곳 돌아다니며 봉사자들에게 각자 할 일을 알려주는 해비타트 건축팀장과 현장 크루리더들도 눈에 띈다. 이들의 지시에 따르는 것은 해비타트 집짓기의 기본 중의 기본으로, 무엇보다도 봉사자 자신과 다른 사람들의 안전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다.
집을 세우며, 가정을 세우다
며칠간 계속된 폭우로 인해 건물 안에는 물이 찰랑찰랑하다. 이 때문에 건물 안에서 작업하는 봉사자들은 건물 밖으로 물을 쓸어내는 일도 함께 한다. 2층에서 작업하는 봉사자들은 쏟아지는 햇볕이 문제다. 아직 지붕이 올라가지 않은 상태라 직사광선에 고스란히 노출되기 때문이다. 이렇게 어느 곳 하나 쉬운 일이 없는데, 참 희한하게도 어느 하나 열심히 하지 않는 사람이 없다. 사랑하는 이들과 함께 하니 힘든 줄도 모르는 걸까.
경기도 시흥에서 부인, 아들과 함께 참여한 김장호 님도 마찬가지. 올해로 해비타트 봉사활동에 5년째 참가하고 있는 그는 무엇보다도 가족과 함께 할 수 있는 점이 좋다고.
“물론 가족끼리 그저 휴가를 다녀올 수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해비타트 봉사활동은 그와는 비교할 수 없는 의미가 있죠.” 옆에서 부인 김수영 님도 아이들과 소통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는 말을 덧붙인다.
올해 고등학교 2학년생인 아들 김영표 군은 해비타트 봉사활동이 이제는 긍정적인 습관이 된 것 같다고 멋쩍게 말한다. 아버지를 따라 중학교 2학년 때부터 봉사에 참여한 그는 지금까지 한 작업들 중에 지붕을 만들기 위해 나무에 가지런히 못을 박는 일이 가장 재밌었다고. 그래서인지 학교 친구까지 함께 데려왔을 정도다.
친구의 권유에 따라 별 생각 없이 함께 왔는데, 생각보다 힘들다고 웃는 친구 김동환 군은 그래도 보람과 재미가 크다고 말한다. “저도 영표처럼 가족들과 함께 오면 더 좋을 같아요”라는 그의 말이 조만간 꼭 이뤄져서 또 하나의 가정이 해비타트 안에서 행복을 느낄 수 있으면 좋겠다.
또 다른 가정과 나누는 행복
현장에서 봉사자들과 함께 일하고 있는 홈파트너들의 마음은 어떨까.
“전혀 모르는 사람들이 제 집을 함께 지어준다는 게 참 감동이에요. 현재 ‘땀의 분담’을 80시간 정도 했는데, 힘들다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네요.” 홈파트너 금필서 님에 이어 장현화 님도 이야기를 더한다. “해비타트 홈파트너가 되어 집을 지으면서 다른 봉사활동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됐어요. 지금은 아이들이 어려서 함께 할 수 없지만, 나중에는 꼭 아이들과 함께 활동할 겁니다.”
다른 봉사활동과 달리 홈파트너 자신이 봉사자가 되고, 나아가 가장 큰 후원자가 되는 해비타트의 원리가 제대로 작용하고 있는 현장은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가득하다. 여러 가정이 한 데 모여 하나의 ‘해비타트 가정’이 된 양평 송학리 건축현장에서 즐거운 나눔의 행복을 마음 가득 담을 수 있었다.
봉사플러스+
열심을 낸 봉사활동이 끝나고 그제서야 피로가 몰려온다. 목덜미에는 땀이 줄줄 흐르고 햇볕에 그을린 팔뚝에서는 화끈한 열기가 떠나지 않는데, 이대로는 집으로 돌아갈 기운도 없을 것 같다는 생각. 그동안 차마 말하지 못했지만 한 번쯤은 하지 않았을까?
그런 봉사자들을 위해 양평 건축현장 주변의 휴식장소를 추천한다. 계곡물에 두 발을 담그고 맑은 공기 들이마시며 한 숨 잘 쉬고 나면, 마음 깊숙한 데서부터 새 힘이 마구 솟아오를 것이 분명하다.
<상촌계곡>
주소: 경기도 양평군 강상면 대석리
문의처: 031-770-3045
입장료: 2천 원
연중무휴 운영. 주차비 없음
길이 4km 남짓한 계곡으로, 그 폭이 짧게는 3m에서 5m 정도이다. 납작한 돌이 많고 수량이 풍부하며 물웅덩이도 잘 발달되어 있어 어른들도 멱 감기에 그만이다. 물가에는 정자를 잘 조성해 놓았으며 무료로 사용 가능하다. 계곡 곳곳에는 수십 년 된 밤나무가 즐비하니 가을엔 잘 익은 밤을 노려보는 것도 좋겠다(땅에 떨어진 것에 한해. 바람직한 봉사활동 후에 밤을 터는 불상사는 곤란하다).
<보릿고개마을>
주소: 경기도 양평군 용문면 연수1리
문의처: 010-4400-7786
홈페이지: http://borigoge.invil.org/
각종 자연체험 및 숙박까지 할 수 있는 특성화마을. 가을에는 사과 따기, 고구마 캐기, 보리개떡 만들기 등을 할 수 있는데 가족과 함께 고소한 보리떡을 만들어 먹는 것을 추천한다.
체험에 드는 비용은 보통 2만 원 정도고 예약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