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비타트현장
국내외 해비타트에서 보내온 현장이야기를 소개합니다.기부 꿈나부, 민들레반 이야기
- 작성일2016/07/04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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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부 꿈나무, 민들레반 이야기
종종 기부에도 유전적 요소가 있는지 궁금해지곤 합니다. 이스라엘 히브루 대학 심리학과 연구팀도 지난 2007년 ‘기부 행태를 좌우하는 유전자가 있다’는 연구결과를 내놓을 만큼 기부 유전자에 대한 전 세계 시민들의 궁금증을 반영하기도 했는데요. 하지만 이보다도 정확한 건 기부는 유전의 문제라기보다 습관의 차이라는 것입니다.
유대인들도 탈무드에 의무적인 기부행위에 대해 명시할 만큼 기부의 습관을 중요시했고, 빌 게이츠, 워렌 버핏 등 억만장자들도 자녀들에게 재산보다는 기부 정신을 대물림했을 정도로 ‘기부 습관’의 차이는 그 어떠한 습관보다 더 중요한 것으로 여겨지고 있기 때문이죠.
한국해비타트를 통해 만난 수많은 후원자들도 대부분 어릴 적부터 적은 금액으로나마 기부에 참여한 경험이 있다거나 혹은 부모님의 기부 행위를 보고 자라온 경우가 많습니다. 덕분에 사소한 습관의 차이가 큰 결과를 이룬다는 것을 몸소 느끼곤 하는데요. 지난 6월 30일, 이런 습관을 이어받아 ‘기부하는 어른’으로 자라길 소망하는 꿈나무들이 소중한 소식을 전해왔습니다.
기부 꿈나무, 민들레반 친구들이 전하는 나눔 이야기
서울 동작구에 있는 동아유치원 민들레반은 유치원의 큰 형님, 누님이 모여 있는 7살 반이에요. 지난 6월에는 학습활동 중 하나로 우리가 사는 ‘집’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졌는데 이것이 나눔 활동의 첫 시작이 되었어요. 그동안 ‘집’은 사랑하는 엄마, 아빠가 있고, 신나는 장난감이 가득 찬 곳이라 생각했는데, 선생님께서는 누군가는 비가 새는 집에 살기도 하고, 화장실이 없는 집에 살기도 한다고 하셨죠. 심지어는 이런 집조차도 없어서 바나나 잎을 말려 지붕을 만들어 태양을 피하는 친구도 있다고 하셨어요.
중국에 사는 농부 샤오딩 아저씨는 진흙으로 지어진 집에서 살고 있어요. 아저씨가 살고 있는 집은 25년 전에 지어졌는데, 비가 오면 지붕에서 물이 새고 아주 추운 겨울이 되면 집에서 잘 수 없을 정도로 추워 이웃집을 빌려 잠을 자곤 해요. 게다가 화장실도 없어서 매일 우물가에서 오염된 물을 떠다 마시는 까닭에 자주 배탈이 나곤 해요.
폴란드에 사는 자니나 할머니는 80살이 훌쩍 넘었어요. 2차 세계 대전 때 독일에 다녀온 이후로 건강이 나빠져 눈에 암도 생기고 골다공증으로 무릎이 많이 아프다고 하세요. 할머니는 딸, 손자와 함께 살고 있는데 전기세를 낼 형편조차 안 되죠. 때문에 집이 항상 추워도 집을 수리할 엄두를 못 내고 있어 해비타트의 도움이 절실해요.
민들레반 친구들은 샤오딩 아저씨와 자니나 할머니가 따뜻하고 화장실이 있는 집에서 살 수 있도록 용돈을 모아 기부하기로 약속했어요. 또 아저씨랑 할머니에게 힘내라고 응원 편지를 썼어요. 아직 한글을 잘 모르는 친구들도 많았지만 선생님이 잘 도와주신 덕분에 예쁜 글씨를 쓸 수 있었어요.
편지를 받은 해비타트 선생님들이 기부금과 편지를 샤오딩 아저씨, 자니나 할머니 그리고 집 때문에 힘들어하는 먼 나라 친구들을 위해 소중히 사용하겠다고 약속해 주셨어요. 저희는 오늘부터 이웃 사람들의 따뜻한 집을 응원하는 키즈빌더가 되었어요. 그리고 앞으로 저희 민들레반처럼 예쁜 마음을 모으는 친구들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