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비타트현장
국내외 해비타트에서 보내온 현장이야기를 소개합니다.“멋진 옷뿐 아니라 나눔의 옷도 입혀주는 게 제 역할이죠” 마희자 여성위원장 인터뷰
- 작성일2016/01/26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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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여성위원회 마희자 위원장
“멋진 옷 뿐 아니라 나눔의 옷도 입혀주는 게 제 역할이죠”
해비타트는 각계각층의 여성들이 주도적으로 건축기금을 마련하고 건축 현장에도 참여하는 ‘여성들의 집짓기’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한국해비타트도 2001년부터 여성들의 집짓기를 시작하며 모금은 물론 상당한 홍보효과를 누리고 있는데요. 지난 1월 29일, 매년 여성들의 집짓기 ‘패션쇼’를 총괄하며 여성들의 사회 참여를 이끌고, 나눔 문화를 선도하고 있는 여성위원회 마희자 위원장을 만나보았습니다.
한국해비타트 여성위원회는
사회 각계각층 여성들이 모여 열악한 환경 속에 자녀들을 키우는 여성들, 한부모가정, 다문화가정 등의 안락한 주거를 위해 모금과 봉사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선 ‘여성들의 집짓기 패션쇼&바자‘로 2001년 처음 모금행사를 시작했고, 패션쇼를 통해 마련된 후원금으로 열악한 가정을 위한 집짓기, 집고치기를 실행해 오고 있습니다.
한국해비타트와 인연을 맺은 계기가 궁금합니다.
2006년 지인의 소개로 해비타트 참여를 권유받았어요. ‘집’을 통해 가정을 살리는 해비타트 이야기를 들으니 참 보람 있는 활동이 될 것 같아 이사로 참여하기 시작했죠. 그러던 중 여성들을 위해 일하는 여성위원회를 알게 됐고, 위원장을 맡으며 참여해오고 있어요.
여성들의 집짓기 '패션쇼&바자'는 2001년부터 매년 시행되어져오고 있다.
처음 패션쇼를 기획하게 된 배경이 궁금합니다.
여성이라면 누구나 자신을 보여주길 원하잖아요. 그런 욕구를 반영해 여성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패션쇼를 진행하기로 기획했어요. 단순히 보기만 하는 패션쇼를 넘어 직접 런웨이에 설 수 있는 패션쇼 말이에요. 여성들에게 새로운 참여의 기회를 제공해 준다면 그 감동이 더 클 것이라 생각했거든요.
한마디로 '여성들에게 옷을 입히자'로 말할 수 있어요. 사회참여가 많아진 여성들을 대상으로 어느 분야든지 참여할 수 있다는 '자신감의 옷'을, 각계각층 디자이너들의 땀과 정성이 담긴 '세상 단 하나뿐인 옷'을, 그리고 해비타트와 함께 열악한 이웃의 안락한 주거를 돕는 '나눔의 옷'을 입히자는 뜻이죠.
2012년 경기도 파주 미진이네 집고치기에 참여중인 여성위원회
패션쇼를 통해 후원금을 모금하는 것뿐 아니라
집짓기, 집고치기 봉사에도 함께 참여하고 계시다고 들었어요.
여성들의 집짓기가 단순히 모금활동으로 그쳤다면 분명 그 감동을 느끼기 어려웠을 것이에요. 하지만 직접 현장을 찾아가 봉사에 참여하면서 스스로 얼마나 위대한 일을 하는지 느낄 수 있죠. 디자이너로서, 모델로서 멋지게 패션쇼를 이끌었다면 그때 모금된 기부금이 어떻게 시용되는지 정도는 알아야 한다고 생각했기에 여성들의 봉사활동을 적극 독려하고 있어요. 덕분에 해비타트에 대한 이해도가 자연스레 높아졌고, 후원금이 유용하게 쓰이고 있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한국해비타트는 성균이네 집고치기 건축기금을 마련하기 위한
모금캠페인 <지붕이 되어주세요>를 진행중이다.
기억에 남는 집짓기/고치기 건축봉사활동이 있다면요?
지난 12월 서울 성북구에 사는 성균(가명)이네를 찾아가 집고치기 봉사를 한 적이 있어요. 천장은 무너져서 비가 새고, 창문이 다 깨져서 추운 겨울에도 찬바람이 숭숭 들어오더라고요. 쥐랑 같이 살았을 법한 그런 열악한 집에서 지금껏 살아왔다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였어요.
한 가정의 엄마로써 성균이네 집 살림살이는 유독 눈에 밟혔어요. 같은 마음을 지닌 회원들과 십시일반 돈을 모아 맞춤형 장롱, 냉장고, 청소기 등 살림도구들을 선물해 드리기도 했죠.
집고치기를 완료하고 성균이네 가족을 만나게 됐는데, 발달장애를 지닌 성균이가 새로 고쳐진 집을 보면서 어찌나 좋아하던지, 싱글벙글 웃는 모습이 되려 마음을 뭉클하게 하더군요. 성균이도 다 우리 자식과 같은 또래잖아요. 그래서 더 마음이 쓰이는 것 같아요.
어머니의 마음으로 더 애틋하게 대해주신 것 같아요.
그렇기에 여성들의 나눔 문화가 더 값진 것이겠죠?
여성위원회 활동을 하면서 느낀 것은 ‘대한민국 여성들이 참 강하다’는 것이에요. 내 자식이 아니더라도 내 자식을 위한 것처럼 열심히 봉사에 참여하고, 나보다 조금 부족한 환경에 사는 여성들을 보면 서로 힘을 모아 더 나은 삶을 제공하고자 노력하거든요. 자녀, 가족들을 대하는 마음이 서로 통하는 덕분이에요.
올해 여성위원회는 어떤 계획을 갖고 계시나요?
2016년 6월 22일 수요일 저녁 6시, 서울하얏트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여성들의 집짓기 음악회’를 개최할 예정이에요. 패션쇼에 참가했던 여성들과 어린이모델이 합창단원으로 함께하죠. 매년 패션쇼에서 특별 무대를 선사해주던 김정택 SBS 단장님이 총지휘자로 인솔해주실 계획이니 기대하셔도 좋아요.
아직도 사회엔 나눔과 봉사에 망설이고 있는 여성들이 많아요.
그런 분들께 한마디 전해주신다면요?
아직은 여성위원회의 역할이 하나의 작은 점에 불과해요. 하지만 이런 노력이 모인다면 작은 점이 모여 큰 원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해요. 모든 여성들이 작은 일에라도 동참해 주셔야 하는 이유가 바로 이런 것이죠.
꼭 물질이 아니어도 좋아요. 칭찬으로도 양보로도 배려로도 함께 참여해 주세요. '내가 누굴 돕는 것'이 아니라 결국 '나를 돕는 움직임'이 될 거예요.